대혼돈의 중동...‘트럼프 리스크’ 대비해야?미국 공백을 러시아가 차지...중동에서 커지는 러시아 입김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사우디, 이스라엘동맹가치보다 이익을 더 우선시 하는 미 트럼프 대통령북한과 직접 마주앉은 미국...우리나라도 ‘트럼프 리스크’ 대비해야[내외신문 최창근 칼럼리스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터키와 시리아 쿠르드족의 영구 휴전 소식을 발표했다. 터키에 대한 제재 해제도 함께 발표했다. 터키가 쿠르드족 침공을 개시한 지 3주 만에 영구 휴전의 길로 일단 접어 들었다고 볼 수 있으나 휴전이 계속 유지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지난 9일부터 시작한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으로 30만 명의 피난민과 600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시리아 철수결정으로 중동지역에 큰 혼돈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터키의 침공을 부른 트럼프 대통령의 이 결정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미국이 수십년간 구축해온 중동에서의 우월한 입지가 며칠 사이에 물거품이 됐다. 미국의 영향력은 약화되고, 러시아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입김을 키워주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의 최대 맹방인 사우디아라비아도 러시아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스라엘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언론들은 이번 사태의 승자는 터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리아 쪽으로 폭 30km, 길이 400km가량의 완충지대를 확보해 쿠르드족을 철수시키고 이곳에 시리아 난민 360만 명을 이주시키겠다는 터키의 계획대로 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철군을 강행하면서 '더는 그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금처럼 중동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 명분은 '테러와의 전쟁'이었다. 미국을 이 전쟁에 뛰어들게 한 건 소련붕괴 이후 적수가 없어 보였던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을 때린 2001년 '911테러'였다. 미국인들은 세계 초강대국의 국민이면서도 어느 나라 국민보다 극심한 '테러의 공포' 속에 살아왔다. 그러나 근 20년에 걸친 테러와의 전쟁에 신물이 나 있었다. 석유자원의 중요성 등 중동의 전략적 가치가 과거와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의 동맹 정책이 얼마나 쉽게 바뀌었는지도 이번 사태로 그 민낯이 드러났다.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은 떠나는 미군을 향해 감자를 던지며 “가라, 배신자”라면서 욕을 했다.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만 여명이 넘는 희생을 무릅쓰고 IS 격퇴에 큰 공을 세운 쿠르드족에 대한 배신이다. 친구를 버린 것 뿐만 아니라 그 친구의 적을 편 든 것이다. 피를 흘려 함께 싸워도 돈과 이익을 따져 손해가 되면 버리는 비정함이다. 트럼프는 이 결정을 참모들과 협의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의 실상이 드러났다. 그것은 트럼프 개인에 의존한 즉흥 외교다. 이것이 국제정치의 민낯이기도 하고 본질이기도 하지만 너무 심했다. 미국에 대한 불신은 중동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쿠르드족에 대한 배신은 미국의 신뢰를 박살 냈다. 누가 트럼프의 미국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는 기사를 실었다. 쿠르드족의 비극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 재선에 올인하고 있는 트럼프에게는 동맹의 가치보다는 ‘재선용 치적’이 더 필요하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우려해온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한반도 안보를 미군에 의지하고 있고 북한 핵문제도 우리는 빼고 미국과 북한이 논의 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 이익에 우선하는 어떤 국제적 약속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직접 확인했다. 트럼트는 한미 방위비 문제나 연합훈련에서도 동맹의 가치보다는 미국의 이익과 돈의 가치를 더 따지고 있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트럼프 리스크’가 우리 외교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내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