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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글로벌 리더십 약화를 자초하는 트럼프의 '변칙'외교

미국 이익만 좇는 '신고립주의', 미국 글로벌 리더십 약화로 이어져트럼프 특유의 '변덕과 변칙'...우방국까지 간담을 서늘케 해

최창근 컬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11/13 [11:01]

[기획] 글로벌 리더십 약화를 자초하는 트럼프의 '변칙'외교

미국 이익만 좇는 '신고립주의', 미국 글로벌 리더십 약화로 이어져트럼프 특유의 '변덕과 변칙'...우방국까지 간담을 서늘케 해

최창근 컬럼니스트 | 입력 : 2019/11/13 [11:01]

# 편집자
굳건함의 상징이었던 한미관계가 예전만 못하다. 연합훈련은 중단됐고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금을 5배나 많은 47억 달러를 내라고 몰아세운다.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최근에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차관보를 비롯한 미국 고위 관료들이 동시에 한국을 방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4일 서울에 온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지금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임박 등 긴박한 현안들이 있다. 북한은 '연말 시한'을 강조하면서 대미 압박 공세를 강화하며 미국의 대북제재를 풀려고 하는 등 한반도 안보 지형이 요동을 치고 있다. 미국과 한국,북한 등 한반도 관계를 세편으로 나눠 살펴본다.

[내외신문] 세계 유일의 강대국인 미국이 갈수록 국제 무대에서 발을 빼고 있다. 전 세계가 맺은 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는 등 국제사회에서 책임보다는 미국의 이익만을 좇는 ‘신고립주의(미국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 리더십 때문이다. 미국 스스로 글로벌 리더십 약화를 자초하고 있다. 트럼프가 주창하고 있는 신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전세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의 외교적 성과는 자신의 감과 허세에 의존해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 글로벌 리더십 약화 자초한 트럼프

지난 4일 중국은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협정문' 타결을 이끌어냈다. 여기에는 일본 호주 한국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최전선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이 미국 견제를 위해 추진해 온 것이다. 이들 국가들로선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보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여기에는 일본 호주 한국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최전선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을 견제해온 트럼프가 일격을 맞은 셈이다.

미국은 또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전세계가 참여하는 파리파리기후변화협약의 탈퇴도 공식화 했다. 지구 환경 보호보다 자국내 일자리 유지가 우선이라는 트럼프의 고집 때문이었다.

지난해부터 장기간 이어온 미·중 무역전쟁은 전세가 역전되어 시간은 이제 중국 편이다. 국내산업 보호라는 명분으로 '관세폭탄'을 가해 무역전쟁을 촉발하는 '벼랑 끝 전략'이 미국 산업에도 피해를 주기 시작했다. 이제 미·중 양국은 지적재산권 보호,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요구 금지,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금지 등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에 대해 실질적 토의도 없이 휴전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 사진 청와대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 사진 청와대

'빈수레' 대북정책

지난 미 대선에서 한반도 이슈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트럼프는 지난해부터 자신이 직접 나서 북한과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러나 자랑하고 공들인 대북 정책은 소리만 요란할뿐 결과는 아직 없다. 트럼프는 취임 후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한반도에 평화와 협력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과 그 뒤 약 7개월반 만에 성사된 스톡홀름 북·미 대화는 비핵화 방안을 놓고 입씨름만 하다가 끝났다. 지난 6월 트럼프와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깜짝 만남'에도 불구하고 올해 안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어 비핵화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북한은 대북 외교 성과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트럼프의 의중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연말 시한'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최근 대미 압박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시켜 트럼프의 임기 중 대북제재를 풀어보려는 의도이다. 하지만 북한이 '독자의 길'로 나서 미국 본토에 직접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카드를 다시 꺼내든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재선을 위해선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트럼프에게 북한의 압박이 먹혀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한 합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특유의 '변덕과 변칙', '마이웨이' 외교 전략은 적대국은 물론 우방국까지 간담을 서늘케 하고 혼란에 빠지게 한다. 오직 돈과 이익만을 위한 협상에 몰두하는 트럼프에겐 동맹국도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엄중한 동북아 정세에도 트럼프는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압박을 고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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