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신문 = 조동현 기자] “나 홍범도, 고국강토에 돌아왔네. 저 멀리 바람 찬 중앙아시아 빈들에 잠든지 78년 만일세. 내 고국 땅에 두 무릎 꿇고 구부려 흙냄새 맡아보네. 가만히 입술도 대어보네. 고향 흙에 뜨거운 눈물 뚝뚝 떨어지네.” 지난 8월 18일 78년 만에 고국으로 유해가 봉환되어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된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1898~1943)의 유해 안장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낭독해주신 이동순 시인의 비문이다 그런데 당일 홍장군 묘소의 비문은 난데없는 글(사진) 이 새겨져 있어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그 사건의 경과는 SNS와 페이스북 등에 다음과 같이 정리되고 있다. 1. 홍범도기념사업회 우원식 이사장(노원 을)은 비문 작성을 자신이 먼저 시작하다가 회원들 여론을 수용하고 이동순 시인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2. 다음 날 이동순 시인이 작성한 비문 초안을 사업회 작성의 비문과 함께 본인도 참석한 운영위원회 7인 심사에 붙여 시인의 초안을 시적, 감성적이란 이유로 전원이 거부하였다. 3. 이 비민주적 결정에 항의하는 이동순 시인의 뜻이 페이스북에 알려지고 그 구체적 내용이 언론에 자세히 보도되자 이사장은 논의되던 두 가지 시안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보훈처로 이관하였다. 4. 이후 특사단으로 보훈처장과 함께 카자흐스탄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수행원으로 동행한 기념사업회 간부가 비문 초안을 황급히 작성하고 이를 보훈처에 제출하였다. 이 비문 작성 과정에 대해 우원식 이사장은 구체적 경과를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5. 이 모든 사태는 우원식 의원의 총체적 관리부실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이런 내용들과 함께 현재 ‘비문이 바뀐 내용이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고 자기 멋대로 한건가?’ ‘ㅇㅇㅇ의원의 비문 바꿔치기 사건’ ‘난도질 당한 홍범도 장군의 비문’ 등 논란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문을 작성한 이동순 시인은 영남대 명예 교수이기도 하며 20여년에 걸쳐 10권짜리 민족서사시 <홍범도>를 완성하고 홍범도 장군 묘소에도 전집을 헌정하기도 했다. 기념사업회는 2018년 국회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탄생 150주년 기념식에서 이 시인에게 공로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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