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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공간은 인간의 마음 안에 존재한다.”

한창건 | 기사입력 2014/10/22 [11:04]

“우주 공간은 인간의 마음 안에 존재한다.”

한창건 | 입력 : 2014/10/22 [11:04]


- ‘시간 공간 개념’ 새로운 인식

“공간 개념은 뇌에서 만든 창조물”이라는 존 오키프 교수가 방한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우주 공간은 인간의 마음 안에 있다.’고 뒤집어 볼 수도 있다. 오키프 교수는 ‘뇌 속 GPS’ 를찾아내 금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상상적 가설이 과학적으로 뒷받침된 것이다. 그것이 진리이든 아니든 인간이 상상하는 우주와 눈앞에 목격하는 모든 만물이 인간의 뇌에서 형성되는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인간 사고의 엄청난 변화이자 가능성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오키프 교수가 ‘공간개념의 실체’를 제시한 것은 이미 1971년 ‘뇌 안의 GPS’라 불리는 ‘장소세포(Place Cell)’를 발표하면서다. 그의 평생의 연구 과제였다. 그가 규명한 ‘장소세포’는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 속의 신경세포 중 하나다. 공간을 찾고 기억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렇다면 공간 기억 세포가 손상됐거나 없을 때 ‘공간’을 인식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그 예다. 그래서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그의 연구가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앓는 ‘공간 기억 상실’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주효하다고 인정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처음에는 해마를 다친 환자 중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이 많다는 점에 흥미를 느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젊은 시절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그의 진지한 설명은 이어졌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특정 세포가 장소와 관련된 기억을 담당해 하나의 지도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술회했다. 한가지 작은 사실에서 인류가 찾으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뇌 속의 세계를 탐험한 것이다. 이 어찌 콜롬부스의 신대륙 발견보다 위대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의 ‘뇌 지도’ 탐험은 세계일주처럼 이루어졌으리라. 그래서 인류의 사고를 뒤흔드는 그의 선구적인 연구는 장소세포에 이어 ‘방향세포’와 ‘거리세포’를 발견하는 개가를 올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그의 연구는 공간 개념에 대한 일반의 상식을 뒤집는다. 이같은 역설적 사고는 혹자에게는 ‘혼돈’이 될 수도 있고 혹자에게는 ‘광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의 논리로는 ‘공간은 우리 밖에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다.’는 것이고 이와 함께 ‘우리가 만든 창조물’이라는 것이다. 일반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논리다. 그래서 오키프 교수는 예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지금 이 책상에 종이컵이 보이는데, 이건 바깥 공간의 정보를 뇌가 종합한 결과가 아니다”는 파격적 결론을 먼저 제시한다. 이은 그의 설명은 “공간 개념은 장소세포를 통해 어느 정도 뇌 속에 갖춰져 있다.” “그것을 뼈대로 삼아 정보를 수집한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은 철학적 사유에서도 이미 제시된 바다. 시간과 공간이 경험 이전에 구성된다는 18세기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논변이 그 맥이다. 비약하자면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영(Zero)이 무한이 될 수도 있고, 무한이 영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사고는 이미 고대로부터 불교에서 변함없이 전해져 내려오는 설법이다. 그리고 성경에서도 ‘믿음은 실상’이라는 엄청난 진리를 나타내고 있다. 이제 인류의 시공에 관한 사고는 보다 확대 내지는 재편 구조로 보편화되리라는 현 시점에서의 매래적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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