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백령·연평도 ‘음주운전 무법지대’

편집부 | 기사입력 2013/08/22 [15:15]

백령·연평도 ‘음주운전 무법지대’

편집부 | 입력 : 2013/08/22 [15:15]


경찰, 섬 지역 단속 어려움…음주운전 일상화

[내외신문=아시아타임즈發]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연평도가 음주운전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육지에서 배편으로 2∼3시간 거리에 있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연평도가 음주운전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차량을 가지고 섬에 들어간 행락객이나 섬 주민들이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는 일이 빈번한데도 지리적 특성과 경찰 인력 부족 탓에 상시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이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8개월간 백령도에서 벌인 음주운전 단속은 2차례에 불과했다. 연평도에서는 올해 한 차례도 단속을 하지 않았다.
반면 연륙교가 있는 영종·용유도와 영흥도에서는 올해 각각 153차례와 21차례나 단속을 벌였다.
단속 결과를 보면 올해에만 영종·용유도에서 600명이, 영흥도에서 64명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음주운전 단속을 거의 하지 않았던 백령도에서는 5명이 적발되는데 그쳤다. 인구나 차량 보유 대수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적은 숫자다.
백령도와 연평도에서는 음주운전이 일상화돼 있어 실제 단속을 하면 더 많은 운전자가 적발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평도 주민 박모(55)씨는 “이곳에서 저녁에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아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대리운전도 없어 음주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백령도 주민 이모(47·여)씨도 “백령도에는 가로등이 없는 도로가 많은데다 음주운전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여서 야간에는 사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오후 10시 15분께 백령도의 한 주유소 앞 도로에서 50대 남성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졌다. 당시 운전자 A(71)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19%였다.
경찰은 부족한 인력과 섬 지역 특성상 육지와 같은 주기적인 음주운전 단속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밤샘 야간 근무를 한 인원 4명가량이 오전 배를 타고 백령도에 들어가 당일 밤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육지로 나온다”며 “이틀 연속 밤샘 근무를 하는 것이어서 자주 섬에 들어가지는 못한다”고 토로했다.
또 섬 마을 사람끼리 대부분 알고 지내는 사이다 보니 서로 얼굴 붉히는 것을 꺼려 강력한 법집행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연평도에서는 과거 음주운전을 하다가 연평파출소 경찰관에게 적발돼 벌금형을 받은 한 남성이 승용차를 몰고 파출소로 돌진, 출입문을 부수고 경찰관에 행패를 부린 사건도 있었다.
경찰의 다른 관계자는 “연평도는 큰 도로가 없어 음주단속을 할 만한 장소도 마땅치 않다”며 “섬 지역은 음주단속을 한다고 하면 금세 소문이 퍼져 막상 단속하는 날에는 음주운전자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