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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 테러 완벽 제압…수도 서울 ‘철통 방어’

이승재 | 기사입력 2013/05/10 [09:19]

생화학 테러 완벽 제압…수도 서울 ‘철통 방어’

이승재 | 입력 : 2013/05/10 [09:19]


수많은 시민이 오가는 지하철 삼각지 역(驛) 한복판에서 주인 없이 놓여 있던 쇼핑백과 비닐봉지가 폭발을 일으켰다.

피어오른 흰색 연기가 대합실을 가득 채우고 현장에 있던 100여 명의 시민들이 호흡곤란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며 쓰러지기 시작했다.

연기 저편으로 미리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거동수상자 3명이 지하철 출구 방향으로 빠르게 도주하는 것이 몇몇 시민에게 목격됐다.

이는 8일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이하 수방사) 중심으로 진행된 범정부 차원의 수도 서울 생화학테러 대비통합훈련이 시작되는 장면이다.

이번 훈련은 최근 국내외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 위협이 고조되고, 현재 우리나라의 안보상황하에서 수도 서울에 대한 적 도발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추진됐다.

훈련에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서울시, 서울경찰청 등 12개 정부부처와 기관, 수방사, 국군화생방사령부, 육군특수전사령부, 미8군 용산소방대 등 11개 군 부대에서 8400여 명의 병력과 공무원이 참가했다.

대합실에서 생화학 테러가 발생한 것을 CCTV를 통해 확인한 삼각지 역 역무원들은 군경·소방서 등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시민들의 역내 출입과 열차운행을 통제했다.

곧이어 군경 병력이 신속히 현장에 도착해 삼각지 역 일대의 교통을 통제하고 주변 경계와 함께 도주한 테러범들에 대한 추적을 시작했다.

특히 수방사 합동정보조사팀은 현장에서 폭발한 화학탄 잔해물을 분석해 대공 용의점을 판단하고, 역내 CCTV에 찍힌 테러범의 인상착의를 작전부대에 전파했다.

인명구조와 추가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활동도 활발히 이뤄졌다. 119구조대가 역내에 쓰러져 있는 시민들을 인체 제독소로 이송하는 동안 군·소방 화생방 대응팀은 오염물질 탐지와 표본수집, 오염지역에 대한 제독을 진행했다.

이와 같이 테러관련 유관기관들이 정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삼각지 역 인근 전쟁기념관에 전체 상황을 통제할 통합현장지휘본부가 구성됐기 때문.

국방부가 주관하는 지휘본부에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테러 대응반 요원들이 함께하며 필요한 지원활동을 실시간으로 빠르게 전개했다.

군경 합동수색팀의 수색정찰로 테러범들이 삼각지 역 인근 고충건물 내에 은거해 있는 것이 확인되자, 수방사 헌병단과 특전사 대테러부대, 경찰특공대 특수요원들이 탐색 격멸작전을 개시했다.

탐색격멸작전은 실전성을 더하기 위해 남태령 일대 경찰특공훈련장에서 이뤄졌다. 테러범들은 도주를 시도하다 특전사와 수방사의 차단 작전으로 퇴로가 막히자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특전사와 경찰특공대가 이들을 완벽히 제압·소탕하면서 훈련은 종료됐다.

수방사 관계자는 훈련을 마친 뒤 “이번 훈련에는 정부기관의 테러관련 전 부서가 참가해 상호 긴밀한 공조체제를 통한 신속한 사고대응과 체계적인 상황조치 절차를 숙달했다”며 “앞으로도 수도권에 대한 다양한 적 도발양상을 가정한 테러대비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범정부 차원의 상시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수도 서울 안전 보장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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