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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의 기록적인 폭염, 노동자 사망자 645명 발생...기후위기 취약계층 큰타격

아시아 지역의 폭염, 사회적 취약계층에 큰 타격
한국의 기록적인 폭우, 심각한 인명피해 발생
기후변화로 인한 노동자 사망사고 급증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4/07/11 [10:25]

피닉스의 기록적인 폭염, 노동자 사망자 645명 발생...기후위기 취약계층 큰타격

아시아 지역의 폭염, 사회적 취약계층에 큰 타격
한국의 기록적인 폭우, 심각한 인명피해 발생
기후변화로 인한 노동자 사망사고 급증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4/07/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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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마리코파 카운티의 연간 열 관련 사망자 수.(마리코파 카운티 공중 보건부 / FOX Weather)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피닉스에서는 2023년 여름 동안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64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피닉스는 7월 한 달 동안 평균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겼으며, 국가기상청(NWS)은 7월 1일부터 29일까지 매일 폭염 경고를 발령했다. 특히, 야외 노동자들이 폭염으로 인한 사망사고의 주요 피해자로 나타났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폭염과 그로 인한 사망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학교가 휴교하고,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여기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한 달 동안 지속된 폭염으로 도로가 녹고, 발전소가 화재를 입었으며, 수백만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이로 인해 방글라데시 정부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인도 역시 폭염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 4월, 인도는 26일간의 폭염을 겪으며 9명이 사망했다. 서벵골과 오디샤 주는 지난 10년 중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하며, 특히 농부와 같은 야외 노동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이 앞으로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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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콜카타. 이미지 Cédric Z.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노동자들과 농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건강과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폭염과 같은 극한 기후 조건에서는 열사병과 기타 건강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폭염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첫 연방 규칙을 발표하는 등 각국 정부는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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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선의 온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온도를 기록하고 있다. 50도를 넘는 곳도 수두룩하게 기록    

 

한국에서도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발생

 

지난 7월 10일 새벽, 충청권과 전라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번 폭우가 “한반도 여름 장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기상 변수들이 총체적으로 합쳐져 나타난 결과”라며, 200년에 한 번 올 만한 기록적인 폭우라고 설명했다. 전북, 충남 지역을 강타한 이번 폭우는 밤새 내린 ‘야행성 폭우’로 시간당 강수량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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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신도 전세계 폭우, 열폭풍현상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한국의 폭우상황을 실시간으로 다루고 있는 영국 BBC    

 

특히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서는 7월 10일 새벽 1시경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1998년 전남 순천에서 기록된 시간당 145mm를 넘어서는 수치로, 기상청의 관측 사상 최고치이다. 이로 인해 6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었으며, 도로와 하천제방 등 공공시설 391곳이 파손되고 3,56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번 폭우는 정체전선과 서쪽에서 발생한 저기압, 남쪽에서 불어오는 고온다습한 하층제트기류가 결합한 결과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기상 요인은 예측하기 어려운 폭우를 일으키며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했다. 같은 시간 동안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서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으나, 불과 80km 떨어진 전북 부안군에서는 시간당 3mm의 약한 비가 내렸다. 이는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형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7월 11일에도 충북과 경북 지역에 최대 6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전북 지역에도 최대 60mm의 비가 예상되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한편, 지난 7월 9일 새벽 5시 12분경, 경북 경산시에서 40대 여성 택배 노동자가 배송 업무 중 폭우에 휩쓸려 실종되었다. 이는 여름철 폭우와 폭염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빈번하게 겪는 안전사고의 일환이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이 점차 ‘뉴노멀’이 되면서, 정부는 극한 날씨에 노출된 일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상청의 ‘2022년 장마백서’에 따르면, 최근 20년 동안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 발생 빈도가 1970~1990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또한, 하루 100mm 이상의 집중호우 빈도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장마 기간 동안 단시간에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기습 폭우’가 빈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의 상승이 수증기의 확산을 유발해 강한 비를 자주 발생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서해와 동해의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적운이 형성되어 순간적으로 강한 비를 내리게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장마가 끝난 후에는 극심한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6월 서울의 평균 기온이 관측 사상 처음으로 30도를 넘었으며, 세계 곳곳이 섭씨 50도에 달하는 폭염을 겪고 있다. 이는 지난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45도 상승해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것과 관련이 있다.

 

특수고용직인 택배 노동자들은 폭염과 폭우, 한파 등에 빈번하게 노출되지만, 작업을 중단하기 어렵다. 기상 악화로 인해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을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작업 중지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규정에는 작업 중지의 위험 요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부족하며, 노동자가 작업 중지를 요청하더라도 사업주가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정부가 이상기후에 대비하기 위한 작업장 기본 수칙을 마련했으나, 권고 사항에 그쳐 강제하기 어렵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서도 근로자의 일반 권리로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작업 중지가 오히려 사업장 생산성 감소와 노동시간 감소를 줄이고, 산업재해 감소 효과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안전 규제를 당장의 비용이 아닌 장기적 생산요소로 여겨야 하며, 이상기후에 대비한 일터와 일상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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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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