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절망은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헬조선’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탄생한 것도,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의 벽이 얼마나 높고 견고한지를 드러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청년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과연 청년정책이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아니면 정책과 현실 사이의 괴리만을 확인하는 것일까?

▲ 김학영기자

 청년의 절망, 정책이 해결할 수 있을까?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아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취업난은 청년들의 경제적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주거 문제와 결혼, 출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일자리 창출, 주거 지원,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다양한 청년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실질적으로 청년들의 삶을 개선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예를 들어, 청년 주거 지원 정책은 일부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높은 집값과 전세 가격을 고려하면 여전히 많은 청년들이 자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예로, 일자리 정책은 단기적인 고용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청년 정책 현실과의 괴리 

청년정책이 청년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현실과 대책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통계와 데이터에 기반해 정책을 설계하지만, 청년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는 보다 복잡하고 다차원적이다. 청년들은 단순히 일자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현재의 청년정책은 이러한 복잡한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청년정책은 정권 교체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빈번하게 변동되거나 중단되기 일쑤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청년들로 하여금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들고, 결국 정책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청년의 목소리, 정책의 실효성을 묻다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는 단순히 정책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들이다. 따라서 청년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청년들이 실제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실효성을 발휘하기 어렵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은 단기적인 처방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정책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강화해 청년들이 정책을 신뢰하고, 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청년들은 ‘헬조선’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 절망이 아닌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 입안자들은 현실과 괴리된 정책이 아닌, 청년들의 실제 삶을 반영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청년정책이 더 이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진정으로 청년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