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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근교....주말에 가족과 함께

조성두 | 기사입력 2011/11/22 [09:51]

대전근교....주말에 가족과 함께

조성두 | 입력 : 2011/11/22 [09:51]
 
대전에서 청주방향으로 가다보면 문의로 향하는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이정표를 따라 굽이굽이 산 위로 난 도로를 달리다보면 대청호를 옆으로 낀 넓은 문의문화재단지를 만난다. 이 문의문화재단지는 1997년, 사라져가는 고유의 전통문화를 재현하여 선조들의 얼을 기리고 배우기 위해 청원군이 조성한 역사교육장이다. 1980년 대청댐이 건설되면서 청원군이 수몰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그 문화재들을 총 3만여 평의 대지 위에 재현해놓은 것이다.
 
 
우선 정문 쪽에 차를 세울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차장 옆에는 기념비가 서 있는데, 이것은 대청댐으로 인해 마을이 수몰되면서 그곳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비다. 차를 세우고 완만한 경사의 계단을 오르면 바로 문의문화재단지에 들어서게 된다.
처음 들어섰을 때 마치 민속촌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넓은 공간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여러 채의 가옥들과 정자들이 옛 마을을 그대로 축소시켜놓은 듯 하다. 이곳 문화재단지의 특징은 지방관아의 건축물부터 양반가옥, 민가, 토담집, 주막, 여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거건축물들이 재현되어 있다는 점이다. 같은 시대에 존재했지만 그 계급과 신분에 따라 달랐던 생활양식들을 한 눈에 비교해볼 수 있다. 특히 건물들이 멀찌감치 각각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한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길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처음 들어서게 된 곳은 . 이곳은 부용면 부강리의 김종철씨가 살던 고가를 1995년 이전 복원한 것으로 기역자 형태의 목조 기와집이다. 민가라 할지라도 어느 것 하나 뒤쳐지거나 튀는 것 없이 소박한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가옥에는 그 건물뿐만 아니라 그 당시 사용하던 생활소품들도 전시되어 있어서 현장감이 더한다. 문의문화단지 내에는 이밖에도 등 비슷한 유형의 가옥들이 더 있다.
이러한 가옥들의 담 안쪽에는 장독들이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사람만 살고 있지 않다 뿐이지 과거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그대로 보존, 전시되어 있어서 살아있는 역사체험의 장소로 참 좋은 것 같다.
 
 
가옥이 있는 곳에서는 쉽게 돌담을 발견할 수 있다. 돌을 하나하나 이를 맞춰 쌓아놓은 담이지만 절대 높이 쌓아놓지 않는 우리 조상들의 돌담에서 여유와 인정이 느껴진다. 또한 딱딱한 돌로 쌓았음에도 곡선의 미가 느껴지는 돌담의 아름다움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다음으로 들른 것은 토담집이다. 벽을 흙벽돌로 쌓거나 흙을 다져 쌓고 그 위에 지붕을 덮어지은 토담집은 TV나 민속촌에서 보아오던 아담한 집 그대로다. 토담집 안에는 각종 연장을 만들던 대장간 터가 남아있다. 방금 전까지도 작업을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꾸며져 있는 모습과 격자무늬 문살에 붙어있는 창호지, 기둥에 매달아 둔 표주박 등 너무나 친근하고 다정한 모습들이 옛것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낄 수 있게 했다.
 
 
한쪽에는 여막(廬幕)이 재현되어 있다. 묘소 가까이에 지어놓고 상주가 탈상할 때까지 거처하는, 한마디로 말해 묘소 곁에 지은 상주의 임시거처다. 이곳에 재현되어 있는 여막은 강내면 연정리의 조육형이라는 사람이 시묘를 하며 주변으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어 그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여막은 우리 조상들에게 효가 얼마나 중요한 덕목이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이자 후손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본보기이기도 하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충북유형문화재 제49호인 문산관을 볼 수 있다. 1666년에 세워진 문의현의 객사로 목조기와로 된 이 건물은 조선중기 지방 관아의 대표적 건축양식이라고 한다. 화려하고 근엄한 느낌이 앞에서 보았던 민가들과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중앙에는 광장도 있다. 둥글게 모여앉아 공연을 구경할 수 있는 마당형으로 조성된 이 광장에서 철마다 다양한 문화행사가 벌어진다고 하니 시간을 맞춰서 들르면 더 많은 볼거리를 wmf길 수 있다. 문의문화재단지 곳곳에서 넓은 잔디밭들이 발견된다. 봄과 여름에는 파릇한 잔디 위에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기 좋을 것 같다.
 
 
문의문화재단지에는 이밖에도 다양한 전시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고인돌이다. 이 고인돌은 문의면 가호리에서 출토된 고인돌로, 청동기시대의 고인돌로 추정된다고 한다. 대전 선사유적지에서 보았던 청동기시대의 고인돌과 그 모양이 흡사하다. 또한 쉽게 보기 힘든 연자맷돌도 구경할 수 있다. 크고 무거운 돌을 요긴하게 썼던 선조들의 반짝이는 지혜가 전해진다.
 
 
곳곳에 높이 쌓아 둔 돌탑도 구경거리다.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 돌들이 차곡차곡 쌓인 모습이 마치 시간이 켜켜이 쌓여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면서 숙연한 분위기를 만든다. 또 여기저기에 세워져 있는 크고 작은 장승들이 예스러움을 뽐내며 신성함을 더한다.

시간이 없어서 들르지는 못했지만 단지 안에는 대청호 미술관도 있다. 대청호 미술관은 군지역에서는 최초로 세워진 미술관으로 대청호반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청남대가 함께 어우러져 문화예술공간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가 계속 되고 있기 때문에 조금 여유를 가지고 도착하면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문의문화재단지는 이러한 전시물들 이외에도 빼어난 경치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경치는 무척이나 아름답다. 탁 트인 시야가 마치 산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시원함을 준다. 특히 해가 질 무렵 강에 깔린 노을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황홀하기까지 하다.

찾아간 날이 날씨가 많이 풀린 주말이었기 때문인지 폐장을 코앞에 둔 시간이었음에도 관람객들이 꽤 많았다. 가족단위로 들르면 아이들에게 나들이 겸 학습장소로 제격이란 생각이 들었다. 문의문화재단지 근처에는 대청댐과 청남대, 상수허브랜드 등이 있어서 코스를 짜서 하루나들이 코스로 다녀오면 좋겠다.

자칫하면 물 속에 잠길 뻔한 소중한 우리 지역 문화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문의문화재단지. 봄맞이 가벼운 드라이브와 함께 이번 주말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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