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으로 배 띄우리라
- 『평화를 찾아 달려서 바티칸으로』 강명구 출판기념회에 부쳐
강민숙 시인
두드리면 열린다는 믿음 하나로 육십 평생, 살아온 사나이가 있네.
남들은 어리석다, 고개 저을 때 벽도 두드려야 열린다며 휴전선 임진각에 올라 얼마나 외치고 외쳐 왔던가
하늘의 영광, 땅 위에는 평화, 영광의 날은 반드시 오리라 믿는 사나이가 신발 끈 질끈 동여매고, 거대한 땅덩어리 유라시아 대륙 서에서 동으로, 동에서 서로 달리고 또 달려, 교황청 앞에 설 줄이야 그 누가 알았으랴
평화의 시작은 분단 70년의 아픔, 매듭 풀어내는 데 있다고 엎드려 교황님을 알현하던 인내와 용기 앞에 우리는 눈시울 붉게 적시었어라
제 한 몸 불살라, 평화의 도구로 쓰일 수만 있다면 지구, 어디까지든 달려간다는 평화 마라토너, 사나이 강명구 우리 그대 발등에 입맞춤 하노라 종교와 종교 이념과 이념 문화와 문화의 벽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그날 개와 염소와 동물과 사람이 함께 춤을 추며 평화의 물길 위에 우리 그대 이름으로 배 띄우리라.
강민숙 시인은 전북 부안 출생. 문학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 외 10여 권의 저서.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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