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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구리 전쟁, 글로벌 자원 패권 경쟁 심화

일본, 구리 자급률 80% 목표로 민간기업 탐사 지원 방안 마련
미국, 잠비아와 파키스탄 구리 광산 투자 추진
중국, 해외 광산 투자 158% 증가하며 구리 확보에 총력

전용욱 기자 | 기사입력 2024/06/18 [12:09]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구리 전쟁, 글로벌 자원 패권 경쟁 심화

일본, 구리 자급률 80% 목표로 민간기업 탐사 지원 방안 마련
미국, 잠비아와 파키스탄 구리 광산 투자 추진
중국, 해외 광산 투자 158% 증가하며 구리 확보에 총력

전용욱 기자 | 입력 : 2024/06/18 [12:09]

[내외신문=전용욱 기자] 중국과 국제 자본이 치열한 '구리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대의 구리 수요국인 중국은 구리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대규모 선물 매도에 나섰으나, 오히려 구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다.

 

 

이에 국제 자본은 이를 기회로 구리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국가물자비축국(SRB)은 지난 9월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20만 톤의 구리를 선물로 매도했다. 구리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판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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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예상과 달리 구리 가격은 계속 상승했다. 매도 당시 톤당 3,500달러였던 구리 가격은 이달 초 4,000달러에 육박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약 3억 달러의 손실을 볼 처지에 놓였다. 중국의 구리 결제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자, 국제 자본은 이를 이용해 구리 가격을 더욱 끌어올렸다. 구리 가격은 11월 18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톤당 4,243달러까지 치솟았다.

 

일부 투기 자본은 구리 가격이 연말까지 톤당 5,0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구리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비축해둔 구리를 대량으로 방출하고 있다. 11월 24일 구리 2만 톤을 경매에 내놓았으며, 추가로 6만 톤을 방출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구리 가격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클리 캐피털은 구리 가격이 연말까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리의 전 세계 수요는 공급을 초과하고 있으며, 해마다 그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는 구리가 '신(新) 석유'로 불리며 전략 자원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이번 구리 전쟁은 자원 확보를 둘러싼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과 경제적 파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구리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경제적, 정치적 영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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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미국 아랍에미레이트까지 구리확보에 총력을 기울리고 있는 세계    

 

인공지능(AI) 신드롬 속 구리 전쟁, 각국의 치열한 경쟁

인공지능(AI) 신드롬 속에서 구리가 핵심 자원으로 떠오르며 세계 각국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구리를 ‘전략 광물’로 지정하고 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의 구리 광산 지분을 앞다투어 사들이고 있다. 구리 채굴 자국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속속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민간기업의 광물 투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출자할 수 있는 비중을 현행 최대 50%에서 75%로 상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리 광산 개발 사업의 경우 정부가 투자 총액의 70~80%를 지원하더라도 민간 업체가 감당해야 할 출자 금액은 수조 원에 이른다. 정부가 출자 부담의 과반을 짊어져 자국 기업이 광물 사업권 획득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일본 정부는 사업 리스크가 높은 자원 탐사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 방안도 내놓는다. 일본 기업이 출자를 검토하는 자원 개발 사업에 대해 경제산업성 산하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가 검토를 거쳐 선행 출자한 다음 사업권을 기업에 인계하는 구조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민간기업들의 자원 탐사를 활성화해 구리 등 중요 광물의 자급률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일본의 자원 자급률은 50% 수준이다.

 

 

첨단산업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역시 구리 확보전에 돌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최근 30억 달러(약 4조1천200억 원) 규모의 잠비아 광산 지분 인수와 관련한 논의에 착수했다. 미국은 지난해 구리를 국가 핵심 광물로 지정한 후 사업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파키스탄 소재 구리 광산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 역시 추진하고 있어 협상이 마무리되면 2028년부터 채굴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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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리를 제련하는 공장 (사진=AP)    

 

중국은 국영기업을 통해 막대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해외 광산 투자에 쏟은 금액은 전년 대비 158% 폭증한 190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콩고에서 구리 광산을 개발하는 셰마프를 인수하기 위한 사전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은 구리 확보를 위해 비축해둔 구리를 대량으로 방출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도 구리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알 나흐얀 왕가의 투자 회사인 IHC는 올해 광업 부문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걸프 국가들은 송전선과 전기차, 탈탄소 에너지에 사용되는 구리 등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오일 머니’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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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시민포털지원센터 이사
월간 기후변화 기자
내외신문 전북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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