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신문=전태수 기자] 의사와 제약사 간의 리베이트 문제는 오랜 기간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로 남아있다. 최근에는 그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본다. 리베이트 수법은 점점 더 정교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현금 전달 대신 유명 식당에 선결제를 하거나 병원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제공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보건복지부의 집중 신고 기간 첫날부터 리베이트 관련 신고가 잇따르며, 의사들이 제약사로부터 금전적 혜택을 받는 다양한 사례가 접수되었다. 이로 인해 현금뿐만 아니라 식음료, 회식비, 대리운전비 등의 형태로 리베이트가 제공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 서울경찰청 본관 모습

최근 경찰의 고려제약 수사는 의사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수사로 확대되었다. 고려제약의 리베이트 장부인 'BM 파일'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되면서 수사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파일에는 리베이트를 받은 병원과 의사의 이름, 금액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불법 리베이트의 전모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이를 구조적 문제로 보고 타 제약사로도 수사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의사 리베이트 수사와 의료 파업이 맞물리면서 제약사들은 실적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령, J제약, 유한 등 상급종합병원 매출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이 특히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지연되면서 연구개발 활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중증 난치성 의약품 개발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환자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우려가 있어서 그동안 공공연하게 인정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최근 의료파업 등으로 손보고 가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 의료계에서는 또다른 복병이다. 

리베이트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비리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2010년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해 의사와 제약사를 함께 처벌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했으나, 법망을 피해가는 사례가 꾸준히 적발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과 함께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투명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불법 리베이트를 신고하는 내부고발자 보호 및 포상 제도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방안이다

의료계는 정부의 리베이트 단속을 의사들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 증원 반대 집회 이후 리베이트 관련 신고를 받기 시작한 것을 두고 의사들을 협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강력한 단속과 제재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리베이트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보다는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사 리베이트 문제는 단순한 비리 사건을 넘어 의료계의 신뢰도와 윤리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요소다. 정부와 의료계는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법적 규제 강화와 함께 윤리 교육, 내부 고발자 보호 등의 다각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들은 계속해서 발생해왔다. 예를 들어, 2018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명문제약을 수사했을 당시에도 8억7000만원을 전달한 리베이트 장부를 확보해 전국 개인병원 700여곳에 대해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또한, J제약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70억3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298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최근 몇 년 동안 리베이트 문제는 더욱 교묘해지고, 법적 규제를 피하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문제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법적 제재와 함께, 의료계 내부의 자정 노력과 윤리적 교육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의료계가 협력하여 투명하고 공정한 의료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감시와 단속, 그리고 법적 제재를 통해 의사 리베이트 문제를 근절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