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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올림픽과 코리아의 파워!

김영지 | 기사입력 2009/09/22 [07:57]

기능올림픽과 코리아의 파워!

김영지 | 입력 : 2009/09/22 [07:57]


기능올림픽과 코리아의 저력유재섭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지난 1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최된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가 6일간의 열띤 경기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현장에서 본 코리아의 저력은 참으로 대단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을 필두로 스위스와 독일, 프랑스, 일본 등 기능강국들 간의 불꽃 튀는 경쟁과 견제가 그 어느 대회보다 심했다.
그러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나라는 기능강국의 아성을 흔들림 없이 지켜냈다. 메달 집계결과 한국은 금 13개, 은 5개, 동 5개를 획득, 압도적인 메달 차이로 2위 스위스(금 7개)와 3위 일본(금 6개)을 제치고 종합우승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우리나라는 지난 1967년 스페인 대회에 첫 출전한 이후 대회 통산 16번째 종합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위업도 달성했다. 25번 참가해 16번의 종합우승을 이끌어냈으니, 매 대회마다 64%의 우승 확률을 기록한 셈이다. 기능강국 코리아의 명성이 허울이 아님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다.
1977년 네덜란드 대회에서 첫 종합우승을 달성한 후 현재까지 종합우승의 맥이 끊긴 적은 93년 대만 대회와 2005년 핀란드 대회, 단 두 차례뿐이었다. 기능인들은 많은 역경과 사회적 냉대 속에서도 매 대회마다 종합우승 연패를 기록하며 기능강국의 아성을 지켜왔다.

169명이 대기업 취업하는 성과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나라가 종합우승을 연거푸 달성하며 기능올림픽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갈수록 국내에서는 기능강국 코리아의 위기를 지적하는 분위기는 넘쳐났고, 해외에서도 간간히 그러한 지적들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우려와 염려는 지난 2005년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준우승이 결정됐을 때 최고조에 달했다. 이공계 기피현상과 전문계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 등을 언급하며 산업계뿐만 아니라 학계와 언론, 정부 내에서도 우려와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급기야 정부에서는 기능인 우대정책의 일환으로 입상 상금을 대폭 올리고, 산업기능요원이라는 병역특례혜택을 부여하고, 기능장려금도 지원했다. 또한 2006년부터는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과 기능장려협약을 체결해서 우수 청년기능인들의 취업을 지원했다. 현재까지 근 3년 동안 무려 169명이 대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기능인을 우대하고 지원하는 정부정책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또한 우수 기능인들의 창의적인 숙련 기술이 국가 산업경제와 미래 성장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지원책을 지속 강구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2009년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기능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다. 내 아들, 내 딸이, 혹은 내 친구가 기능인으로서의 성공을 꿈꿀 때 편견과 홀대 없이 그들의 꿈을 지지하고 박수를 쳐주는 분위기가 절실한 것이다.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 걸림돌
학철부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수레바퀴 자국의 고여 있는 물에 갇힌 붕어’라는 의미로, 그 비유가 기능인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07년 일본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어느 입상자는 시상식 후, 가장 힘겨운 경쟁상대가 누구였냐는 질문에 유럽이나 일본과 같은 기능강국 선수들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라고,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공부를 못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펜 대신 기능을 택했다는 사회적 시선이었다고 고백했다.
우리의 아들과 딸이, 혹은 주위의 젊은이들이 기능인의 길을 걷고자 할 때,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에 바로 기능강국 코리아와 청년 기능인의 미래가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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