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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희 박사,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 출간]: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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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희 박사,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 출간]

    “군인의 사명에 부합하지 않은 잘못된 명령의 봉기”

강민숙 | 기사입력 2023/08/09 [20:12]

[주철희 박사,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 출간]

    “군인의 사명에 부합하지 않은 잘못된 명령의 봉기”

강민숙 | 입력 : 2023/08/09 [20:12]

                   [주철희 박사,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출간]

 

                      “군인의 사명에 부합하지 않은 잘못된 명령의 봉기



 

여순사건은 사건의 성격상 반란이 아니라 항쟁이라며 정명(正名)운동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책을 도서출판 흐름에서 출간했다.

 

저자인 주철희 박사는 지난 11일 발간된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에서 "여순사건 발발 당시의 1차 사료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국군 제14연대 봉기군이 수도 점령이나 정부 전복, 권력자 축출 등의 계획이 없었고, 새로운 권력 주체를 미리 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반란과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시 이승만 정권은 여순사건을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라고 비난하고 반란군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그와 무관한 민간인 상당수가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희생됐다는 것이다. 19481019일부터 195541일까지 이어졌던 여순사건은 대략 15천 명에서 2만여 명에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재산 피해는 약 100억 원, 가옥 소실은 2,000호 가량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순사건은 반란과 항쟁의 경계선에 서 있다. 그동안 여순반란사건, 여수 14연대 반란사건, 여순봉기, 여순항쟁, 여순군란, 여수병란 등으로 불리며 제주4·3항쟁과 함께 민족사의 비극적 사건으로 현대사에 기록됐다. 하지만 여순사건을 계기로 이승만 정권은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강력한 반공국가를 구축하면서 사건의 성격이 정확히 규명하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봉기의 주체가 군인의 신분을 지녔다는 이유로 이들의 행위를 반란으로 규정하려는 시각은 현재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 박사는 반란항쟁의 목적이나 행위 자체에 대한 사실을 검증하기 위해 역사적 사건을 추적했다.

 

그리고 사건의 주체인 제14연대 군인이 제주도 출동명령을 거부한 핵심이 군인의 사명에 부합하지 않은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는 것이었다이것이 명령의 거부로 끝나지 않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민중 봉기로 촉발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헌법에는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국가는 곧 국민이다. 군인에게 동족을 학살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19805월의 대한민국 군인은 그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출동했다. 그리하여 광주에서는 피의 학살이 자행됐다. 반면 194810월의 제14연대는 명령에 저항하고 출동을 거부했다. 이에 저자는 묻는다. “어떤 군인이 올바른 군인인가? 어떤 군인이 국민의 군인인가?” 그리고 나아가서 어떤 군인이 대한민국에 존재해야 하는가?”

 

그는 여순사건 대신 여순항쟁이라는 어휘를 제안한다며 항쟁이라는 표기는 부당하게 억압하는 것은 무엇인가’, ‘불법적 행위에 대하여 저항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여순사건은 첫째 다수 또는 복수의 주체들이 함께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집단적, 대중적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둘째 대체로 집단적 저항 실천이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널리 의미가 확인되어 기록될 만한 사건임을 의미하고, 셋째 언제나 지배적 위치의 타자 억압에 대한 주체의 대항적 움직임을 함의하는 항쟁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주 박사는 여순사건이 제주4·3항쟁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는데도 여전히 왜곡된 채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여순항쟁 전문 연구기관의 필요성과 지방정부의 적극적 참여, 행정적 지원시스템의 마련,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연대활동을 통해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부분이 2차 사료나 구전에 의한 증언을 통해서 여순사건을 서술하면서 반란이거나 혹 규정을 미루고 밋밋하게 여순사건이라고 해왔다이번 책에서는 항쟁반란을 규명하기 위해서 1948년 당시의 1차 사료를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항쟁과 반란을 구별하면서 여순항쟁이라고 규명했고 그 증거자료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을 출판은 맡은 도서출판 흐름의 관계자는 이 책의 특징은 놀라울 만큼 집요한 1차 사료 발굴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다각적인 검증과 분석이다. 저자의 역사 인식과 열정이 담겼으며, 역사를 통찰할 수 있는 매우 값진 책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주철희 박사

 

주철희 박사는 사대주의 사관과 국가주의 관점의 역사 서술체계에 도발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자주적 관점과 사람 중심의 관점을 바탕으로 역사를 연구하며 강연과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저항운동, 국가폭력, 민간인 학살, 반공문화 등이다. 특히 해방정국에서 발생한 여순항쟁과 제주4·3항쟁의 역사 재정립에 진력하면서 지역의 근현대사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역사 연구자이다.

 

저서로 불량 국민들, 일제강점기 여수를 말한다(흐름),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흐름), 소설 탄압이면 항쟁이다(흐름), 주철희의 여순항쟁답사기①』가 있으며, 공저로 주암호의 기억(흐름), 인물로 본 전라도 역사이야기(선인), 지리산의 저항운동(선인), 여순사건 자료집~Ⅳ』(선인), 국가폭력과 정체성(역락), 병참기지 그 너머 여수, 바다에서 건진 한이 서린 해남(히스토리D)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예술작품을 통해 본 여순사건 연구, 고초도 위치 비정에 대한 재검토, 여순사건 주도인물에 관한 연구, 여순사건과 지역의 기억, 빨치산 사령관 이영회의 삶과 투쟁, 한국전쟁 전후 반공문화의 형성과 그 의미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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