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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 박준영 전남지사 중도 사퇴

안상규 | 기사입력 2012/08/21 [17:39]

민주당 경선 --- 박준영 전남지사 중도 사퇴

안상규 | 입력 : 2012/08/21 [17:39]


민주통합당 본경선 개시일을 불과 5일 앞두고 박 지사가 중도사퇴한 이유는 뭘까?


'탐욕과 분노를 넘어 훈훈한 공동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대권에 도전장을 낸 박준영 전남지사가 21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박 지사는 우선 당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날 오후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그는 "잦은 분당과 합당, 이벤트 중시 풍조, 좌편향,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어진 당원들, 동원이 세(勢)를 가르는 불공정성에 당의 미래를 걱정했다"고 당내 행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민주당 경선은 조직선거다. 민의를 대변하자고 하는 경선이 조직동원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깨끗한 정치, 돈 안 드는 선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사퇴를 결심하게 된 주된 이유로 다른 후보들의 조직동원을 들었다.

'낮은 지지율'도 부인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출마를 저울질할 때, 출마를 결심했을 때, 공식 출마를 선언하고 출정식을 가진 뒤에도 5%를 채 넘지 못하는 지지율은 박 지사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중도사퇴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예비경선(컷-오프) 때와 마찬가지로 5인 본경선 역시 1인 1표제로 치러지다보니 자칫 지지자들의 성원이 사표(死票)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그나마 적은 지지표마저 본경선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박 지사는 컷오프 당시에도 5위로 턱걸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3% 미만에 머물던 지지율은 이후에도 런던올림픽과 안철수 신드롬, 유력 주자들을 둘러싼 핫이슈 등에 밀려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또 성적표나 다름없는 득표율이 일체 공개되지 않았던 예비경선 때와는 달리 본경선에서는 각 라운드마다 성적표가 공개되다보니 이른바 '빅3'와의 격차로 자칫 '호남 패배주의'만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도정 공백도 큰 고민거리였다는 해석이다.

지난달 30일 컷오프돼 본선진출이 좌절될 경우 공백은 보름 남짓이었겠지만 본선에 진출하면서 도정 공백 장기화는 불가피하게 됐다.

틈나는대로 여수엑스포, 남해안 적조 현장 등을 돌며 '도정'과 '대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 애썼지만 조직과 자금, 지지율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에 크게 밀린 박 후보 입장에선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전남도 핵심사업인 F1을 비롯, J프로젝트, FTA, 사파리 아일랜드, 기업유치 등 크고 작은 현안도 도백의 결단을 앞당겼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결집된 모습을 찾기 힘들고 지역 정가에 팽배한 무기력증도 사퇴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관가에서는 컷오프를 통과할 경우 광주·전남 본경선일인 9월9일 또는 공직사퇴 시한(9월20일) 직전까지 전력을 다한 뒤 지사직에 복귀, 도정에 전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시간문제일 뿐 언젠가는 사퇴할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특정후보 지지 후 사퇴설'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박 지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조건으로 사퇴한 것은 아니고, 도정 공백과 사표 등에 대한 깊은 고민끝에 결정한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박 지사측 핵심 측근은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지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다 도정 공백이라는 발등의 불이 늘 심적 부담으로 작용했고, 결국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조기에 경선 레이스를 중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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