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관련 왜곡·혐오 보도…언론인 무지·악의성...노동 운동 고립시키려는 악의성 문제노동 운동 고립시키려는 악의성 문제확인 과정 없는 보도“노동 몰라 실수하는 경우도 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가 발표를 맡았고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 임윤옥 KBS시청자위원, 언론인으로는 강혜인 뉴스타파 기자,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가 토론을 함께 했다.
노동 운동 고립시키려는 악의성 문제 세미나에서의 가장 핵심 화두인 언론이 노동 문제를 왜곡 보도하는 이유는 노동 운동을 고립시키려는 악의성이 있다고 보았다. 또 언론인의 이해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 왜곡이 일어나고 있다고 봤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는 “노동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기사들이 너무 많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해도 ‘불법파업’ 프레임을 씌우는 경우가 상당하고 기초 개념을 혼동하는 경우도 잦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노동조합 영문명 ‘trade union’을 무역조합이라고 오역한 기사를 두고 “기자는 평생 제도권 교육에서 노조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확인 과정 없는 보도 확인 과정 없이 이뤄지는 취재보도 역시 문제점이었다. 중앙일보 산업부 A기자가 쓴 ‘요기요 배달원의 근로자 지위’ 칼럼은 노동계의 비난을 받았다. A기자는 “이들을 진짜로 걱정한다면 배달원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종합보험문제 개선 등을 생각해야 할텐데, 특정단체 정치투쟁 도구로 이용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배달 노동 환경과 관련한 기사를 썼다.
‘라이더유니온’의 박정훈 위원장은 “라이더유니온이 라이더들 종합보험을 위해 가장 먼저 싸워온 곳이란 사실은 검색만 하면 바로 나온다”며 “기자님이야말로 중앙일보 신문 지면을 특정단체의 정치투쟁 장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반박해 허위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5월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을 둘러싸고 일어난 노사갈등에서 악의적 허위보도가 문제된 바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주주총회를 저지하려고 기습 점거 농성에 들어가며 노사가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났다.
충돌 과정에서 ‘사측 직원이 노조 폭력으로 실명위기에 놓였다’는 보도가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전국단위 종합지를 포함해 22개 매체에서 전해졌다. 하지만 병원·경찰 측 취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이 사측 관계자들의 말만 듣고 악의적 허위보도를 한 셈이다.
하 교수는 언론인들이 노동운동, 노동문제, 노조의 정치활동에 지나치게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 몰라 실수하는 경우도 있다”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는 “기자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이해도 필요하다”며 “기자 대부분이 노동 이슈를 교육 받지 않고 취재를 시작한다. 노동을 몰라서 실수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말했다.
강 기자는 이러한 원인에 대해 “언론 시장은 구독자가 아닌 광고주에 의존하는 구조다. 기자들이 어느 정도 연차가 지나면 자연스레 회사를 걱정한다. 광고주 압력을 내면화하는 셈이다”며 “자본에 불편한 기사를 쓰기 힘든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최근 네이버가 인링크에서 나오는 광고수입을 언론사에 전면 지급하는 모델로 바꾸었는데 클릭 수 경쟁 유발효과가 뻔하다. 시민단체와 기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문제는 기초 이해가 부족해서 나오는 오보가 아니라 악의적으로 보도하는 악질 언론이다”며 “기자가 스스로 변하지 않고 있다. 밖에서 끊임없이 감시하고 혼내고 ‘이렇게 하다간 더 이상 언론사를 못하겠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말해야 한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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