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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만에 갚은 생명의 빚, 예수병원에 남긴 사랑

위암 수술 후 5천만 원 기탁, 평생을 함께한 감사의 마음
가족의 외면 속에서 받은 생명의 은혜, 예수병원의 따뜻한 손길
기부와 나눔의 가치, 오늘날 다시금 되새기는 아름다운 사연

전용욱 기자 | 기사입력 2024/09/30 [07:41]

64년 만에 갚은 생명의 빚, 예수병원에 남긴 사랑

위암 수술 후 5천만 원 기탁, 평생을 함께한 감사의 마음
가족의 외면 속에서 받은 생명의 은혜, 예수병원의 따뜻한 손길
기부와 나눔의 가치, 오늘날 다시금 되새기는 아름다운 사연

전용욱 기자 | 입력 : 2024/09/30 [07:41]

64년 전, 한 여성은 예수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으며 삶의 기적을 경험했다. 당시 24세였던 그녀는 가족에게 버림받고, 암 진단 앞에서 절망했지만 예수병원에서 제공한 무료 수술을 통해 목숨을 건졌다. 그녀의 가족 중 유일하게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온 오빠조차 암 수술의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떠났고, 그때 예수병원의 의사들과 직원들은 그녀를 따뜻하게 돌보았다. 전주 예수병원은 당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병원으로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병원이었다.

 

그 후 64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평생을 가난하게 살면서도 수술비를 갚아야 한다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고향 고창에서 날품팔이와 품앗이로 생계를 이어가며 모은 5천만 원을 예수병원에 기탁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그녀의 건강은 좋지 않았고, 최근 뇌경색으로 인해 서울에서 수술을 받고 퇴원한 상태였지만 평생 품어온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마음에 병원을 방문했다. 예수병원 사회사업과 강종대 과장은 이들의 방문을 맞이하며, 예수병원의 전 직원들이 그녀의 기부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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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예수병원 신충식 병원장은 그녀의 64년 전 사연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았으며, 이 사건은 병원의 설립 취지와 일치하는 아름다운 사례로 기록되었다. 그녀는 예수병원에서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살아온 시간 동안 병원에 진 빚을 갚는 것을 자신의 삶의 목표로 삼았다. 예수병원은 그녀가 기탁한 5천만 원을 소외된 환자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을 밝혔다.

 

그녀는 이번 방문을 통해 64년 전 자신을 돌보아준 주치의와 하숙집 딸 ‘정다영’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지만, 주치의는 이미 고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아쉽게도 그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녀와 아들은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남기고 병원을 떠났으며, 예수병원은 이들의 소원을 존중하여 이후에 고창 자택으로 감사패를 전달했다.

 

필자는 이 사연을 통해 나눔과 봉사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5천만 원이라는 금액은 단순한 돈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그녀가 평생을 가난하게 살면서도 생명을 구해준 예수병원에 진 마음의 빚을 갚고자 한 숭고한 결정이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잊고 살기 쉬운 나눔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는 이야기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아름다움을 확인하게 되며, 예수병원이 앞으로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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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시민포털지원센터 이사
월간 기후변화 기자
내외신문 전북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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