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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시베리아 영구동토 ‘좀비 바이러스의 역습’은 과연 현실로 다가올까? ...새로운 팬데믹이 온다?: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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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시베리아 영구동토 ‘좀비 바이러스의 역습’은 과연 현실로 다가올까? ...새로운 팬데믹이 온다?

다른 곳의 영구동토보다 빠르게 녹아 수만 년 동면하던 바이러스 흔들어 깨워
얼음 속 고대 바이러스의 부활은 이미 공상영화가 아닌 현실 세계로 다가와 
수만 년 전 바이러스 역습이 면역력 없는 인류에게 새로운 ‘팬데믹’ 초래 가능 

김시월 대기자 | 기사입력 2022/12/07 [09:42]

기후변화-시베리아 영구동토 ‘좀비 바이러스의 역습’은 과연 현실로 다가올까? ...새로운 팬데믹이 온다?

다른 곳의 영구동토보다 빠르게 녹아 수만 년 동면하던 바이러스 흔들어 깨워
얼음 속 고대 바이러스의 부활은 이미 공상영화가 아닌 현실 세계로 다가와 
수만 년 전 바이러스 역습이 면역력 없는 인류에게 새로운 ‘팬데믹’ 초래 가능 

김시월 대기자 | 입력 : 2022/12/07 [09:42]

기후 변화 즉 지구온난화로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더 빨리, 더 큰 규모로 녹으면 마지막 빙하기 이래 수만 년 동안 얼음 속에 갇혀 있던 좀비 바이러스가 깨어나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얼음 속 병원체가 전염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얼음 밖으로 튀어나와 미처 면역력을 갖추지 못한 인류와 동물들에게 새로운 팬데믹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4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세계 주요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러시아, 독일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달 의학 논문 사전 등록 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에 이 같은 내용을 게재했다

▲ 온통 흰 눈에 뒤덮인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이 연구진들은 얼음 속 바이러스는 수만 년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충분한 전염력을 갖추고 있는 상태라며 얼음 밖으로 나오면 다시 활동이 가능한 재활성화 속성이 있으므로 좀비 바이러스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죽었다가 어떤 경위로 되살아나 움직이는 시체 아닌 시체 좀비(Zombie)’에 영구 동토의 바이러스를 빗댄 것이다.

 

영구 동토란 지구 지층의 온도가 연중 0이하로 항상 얼어있는 땅으로 전체 육지 면적의 20~25%를 차지하며 한대 기후에 해당하는 남북 양극 권내, 시베리아, 알래스카, 그린란드, 캐나다의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영구 동토 권역 가운데서도 시베리아 지역의 얼음이 가장 빠르게 녹고 있어 이곳의 좀비 바이러스가 맨 먼저 깨어나 대규모 활동을 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조사 연구 대상이 된 바이러스들은 얼어붙었던 토양이나 강, 또는 27000년 전 죽은 시베리아 늑대의 창자 등에서 발견됐으며, 일부는 아직 충분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전염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만 밝혀졌을 뿐 인간과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아직 알 수 없고, 사람들의 거주 지역과는 비교적 떨어져 있어 현재로서는 그 위험도가 낮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장미셸 클라베리 프랑스 악스마르세유대학교 바이러스학 교수는 얼음 속을 찾아볼 때마다 수만 년, 수천 년 전 바이러스가 더 많이 발견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 이전에도 지난 2016년 러시아의 북시베리아에서는 폭염으로 영구 동토가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사슴 사체가 노출됐고, 이와 접촉한 어린이 1명이 탄저병에 걸려 숨지고 성인 7명이 감염된 바 있다. 이 지역에서 탄저병이 발생한 것은 1941년 이후 처음이었다.

▲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다세포생물. 왼쪽은 2014년에 발견돼 3만 년 전 것으로 밝혀진 ‘대형 바이러스’(피토 바이러스)이고, 오른쪽은 2021년 발견된 2만4천 년 전 다세포 생물 담륜충이다. 이 담륜충은 해동된 뒤 생식 활동까지 했다. 크기는 25㎛. (1㎛는 100만분의 1m)    

 

3만 년 된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는 최근 대형 바이러스 신종이 발견됐다. 2003년 미미 바이러스(Mimivirus)가 처음 보고된 이래 잇따라 발견된 몸집 큰 바이러스 종들은 거대 바이러스(giant virus)’라 불리는데, 그 존재가 아주 희귀하지는 않으며 종류도 다양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악스마르세유대학과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소속 장-미셸 클라베리(Jean-Michel Claverie) 교수 연구팀은 최근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낸 논문에서 시베리아 영구 동토 시료에서 공 모양의 대형 바이러스를 새로 발견해 몰리바이러스 시베리쿰(Mollivirus sibericum)’으로 명명한다고 발표했다. 땅 표면에서 30m 아래 놓인 3만 년 전의 영구동토층의 토양 시료에서는, 항아리 모양으로 1.5마이크로미터나 되는 피토 바이러스(Pithovirus)가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거대 바이러스는 그 크기가 보통 수십 나노미터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비해 훨씬 더 큰 600-1500나노미터나 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대형 바이러스들은 유전물질을 디엔에이(DNA)로 간직하는 DNA 바이러스이며 대부분 단세포 생물인 아메바를 숙주로 삼아 사람한테는 해를 끼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자들은 “3만 년 전 영구동토에서 잇달아 발견된 바이러스 종들을 복원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주 오랜 기간에 걸친 바이러스의 생존능력이 특정 바이러스 종에 제한된 게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영구동토 바이러스는 지구온난화 또는 채굴 활동과 관련해 주요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시베리아가 지구에서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라면서 땅속에 얼어붙어 있던 유기체가 노출되는 일도 더 잦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발견된 4만 년 전 새끼 당나귀. <연합뉴스제공>    

 실제로 시베리아 북동부 알라제야 강 인근 영구동토층에 3.5깊이의 구멍을 뚫어 채취한 시료에서는 고대 담륜충이 발견되기도 했다. 러시아 '토양 빙설학 실험실'의 스타스 말라빈 연구원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아디네타(Adineta) ()으로 밝혀진 이 담륜충들의 시료에 대한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을 통해 약 24천 년 전 생물로 확인됐으며, 해동 뒤에는 단성 생식을 했다고 밝혔다. 담륜충(Bdelloid rotifer)은 현미경을 통해 봐야 할 정도로 작은 다세포 생물이지만 추위에 아주 강하다.

 

연구팀은 고대 담륜충을 대상으로 실험실에서 냉동 및 해동 과정을 밟았으며, 이를 통해 담륜충이 서서히 냉동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얼음 결정화를 견딜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담륜충의 세포와 기관이 극저온이 유발하는 충격을 피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다세포 생물도 대사 활동이 거의 완전히 멈춘 휴면 상태로 수만 년을 버틸 수 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 주는 것"이라면서 "다세포 생물이 수천 년간 냉동, 보관된 뒤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이 연구 결과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생명체일수록 산 채로 냉동해 보존하는 것이 더 어렵고, 특히 포유류는 현재로선 냉동 보존이 불가능하지만, 단세포 생물에서 장과 뇌를 가진 다세포 생명체로 냉동 보존 사실 확인이 넓혀진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담륜충의 생존을 가능하게 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얻은 통찰력이 인간을 비롯한 다른 동물의 세포와 조직, 기관을 냉동 보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시베리아 영구 동토에서 장기적인 휴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다른 생물을 찾는 연구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 북반구의 영구동토지대(왼쪽)와 시베리아 영구동토지대. 짙은 보라색 지역이 결빙기간이 오래된 영구동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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