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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땅도 바다도 역대 최고로 뜨거웠다.: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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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땅도 바다도 역대 최고로 뜨거웠다.

지구평균기온은 1940년 이래 유지되었던 ‘17도선’을 넘어 17.08도 최고 기록  
해수면 평균 수온도 1979년 측정 개시 이래 최고인 20.96도 찍어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산호초와 카리브해 산호초 백화현상 심각해져 

김시월 대기자 | 기사입력 2023/08/14 [09:24]

올여름, 땅도 바다도 역대 최고로 뜨거웠다.

지구평균기온은 1940년 이래 유지되었던 ‘17도선’을 넘어 17.08도 최고 기록  
해수면 평균 수온도 1979년 측정 개시 이래 최고인 20.96도 찍어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산호초와 카리브해 산호초 백화현상 심각해져 

김시월 대기자 | 입력 : 2023/08/14 [09:24]

굳이 과장된 표현을 빌리자면, 땅도 끓고 바다도 끓는다. 땅과 바다가 뜨거우니, 당연히 공기도 뜨겁다. 지구 북반구의 2023년 여름은 그야말로 펄펄 끓는 중이다. 오죽하면 안토니우 구테후스 유엔사무총장이 지난달 말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Global Boiling)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천명했을지, 능히 짐작할 만하다. 여름이 한창인 북반구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괴물 폭염’(Monster Heat)에 시달리는 가운데 계절상으로 한창 겨울을 보내고 있는 남반구에서는 이상 난동(暖冬) 현상으로 겨울이 실종되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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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가 공개한 1970년대부터 올해 7월 23일까지의 전 세계 해수면 평균온도 그래프. 1970년대 푸른색으로 낮게 표시되었던 해수면 온도가 해가 갈수록 붉은색의 고온으로 표시되어 있다. 특히 2023년 7월의 온도 그래프가 껑충 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뜨거운 지구는 어느덧 과학자들의 우려 단계를 지나 80억 인류의 일상을 위협하는 현실 세계에 들어선 것이다. 지구가 갈수록 가열(加熱)되어 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까닭이 있겠지만 과학자들은 너나없이 그 첫 번째 이유로 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 증가에 따른 온실효과를 지적한다. 지구 상공의 탄소 가림막이 밑에서부터 올라온 열기를 우주로 내보내지 않고 밑으로 다시 내려보내 땅과 바다를 덥히는 악순환이 거듭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18세기 중엽에 시작된 산업화 시대 이래 한 세기 반 만에 지구 평균 온도는 1.1도 내지 1.2도 상승한 결과가 지금과 같은 뜨거운 지구시대를 초래하였는데,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하면 지구의 온도는 그야말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 국면에 돌입한다고 경고한다. 그때부터는 전 세계가 총력을 기울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더라도 인류의 통제가 불가능한 파국적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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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메인주립대학 기후변화연구소가 올해 4월 발표한 ‘1971년부터 2000년까지의 지구 해수면 평균 수온 분포도’.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갈수록 수온이 높아진다. 특히 남북미 대륙과 아프리카 및 유럽 대륙 사이에 있는 대서양의 수온이 상대적으로 높게 분포되어 있다.    

 실제로 지구 온도 관련 데이터는 기존의 우려가 이제 현실로 닥쳐왔음을 여실히 증명한다. 올여름에 지구평균기온과 전세계해수면평균온도는 모두 최고신기록을 달성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지구평균기온을 본격적으로 측정하기 시작한 1940년 이래 83년 동안 지구평균기온은 ‘17도선을 넘지 않았다. 그래서 기상학자들은 이 온도선을 마지노 기온선이라 불렀다. 종전까지 지구평균최고기온은 20197월의 16.63도였다. 그러나 올 7617.08도를 기록해 관측 사상 처음으로 ‘17도선을 넘었다. 하루 평균 기온 최고를 기록한 이 날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한 달을 통틀어서도 올 7월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한 달이었다고 기상학자들은 분석했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전 세계의 바다도 지구 전체 기온을 끌어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바다에서도 일평균 최고 온도를 기록할 정도로 전 세계의 바다는 뜨거웠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는 이달 1일 지구 해수면의 평균수온을 20.96도로 집계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20163월의 20.95도보다 0.01도 높은 수치이다. 다만, 이 수치는 남위 60도와 북위 60도 이상의 남북극 해상의 해수면 온도는 측정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는 1979년부터 전 세계 해수면 평균 수온을 측정해오고 있으므로 이번 여름 해수면 최고 온도는 43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그런데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전세계해수면평균온도는 통상적으로 3월에 가장 높아지는데 올해는 8월에 벌써 최고기록을 세웠다는 점이다. 지구의 바다는 북반구보다 남반구 쪽이 훨씬 넓기 때문에, 남반구 바다가 한여름 태양에너지를 흠뻑 받아들인 3월 무렵에 지구 전체 해수면 온도 평균치가 가장 높아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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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 카리브해(위)와 호주 대륙 동쪽 남태평양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산호초의 백화현상. 바닷물이 뜨거워지면 산호초 내부의 석회질이 밖으로 드러나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이 생기는데, 이는 머지않아 산호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바다 생턔계의 보고(寶庫)인 산호초의 파괴는 곧 해양생턔계의 위기를 초래한다.    

  

 

이와 관련해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의 사만다 버지스 부국장은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통상적으로 전 세계의 바다가 가장 따뜻해지는 시기는 8월이 아니라 3월이 되어야 한다그런데 8월에 이미 최고치를 기록했으니 지금부터 내년 3월까지 바다가 얼마나 더 뜨거워질지 매우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북반구에서는 지난 4월 이후 바다의 평균 수온이 일별, 월별 신기록을 여러 차례 갈아치우고 있어 각지의 바다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바닷물이 이처럼 뜨거워지면서 지구 전체의 기후변화 뿐만 아니라 바닷속 생태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 해수면 온도가 38.4도를 기록해 관측자들을 놀라게 했다. 대중목욕탕의 온탕 온도와 비슷하게 뜨거운 것이었다. 이처럼 뜨거운 바닷물에서는 플랑크톤이나 각종 조류, 물고기 등 해양생태계가 큰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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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기후센터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아시아대륙과 서태평양의 1991년부터 2010년까지의 평균기온 분포도. 붉은색이 짙을수록 평년기온보다 더 높음을 나타낸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어서 지구 생태계에서 절대적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구 전체 생물에너지의 90%가량이 바다에 존재한다고 한다. 그런데 바다의 이상 고온현상은 곧 바다 생태계의 파괴로 직결된다.

 

구체적으로 산호초의 백화(白化)현상이 해양 생태계의 위기를 직접적으로 증명한다. 산호초 백화현상은 산호초 조직에 내부공생하는 조류(藻類)가 파괴됨으로써 산호초가 본래의 아름다운 색깔을 잃고 기저 골격인 흰색 석회질이 드러나는 것을 말하는데, 뜨거운 바닷물이 직접적 주요 원인이다. 바다에서 산호초가 차지하는 면적은 0.5%도 안 되지만, 많은 해양 생물이 직간접적으로 산호초에 의지해서 서식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전 세계 바다 산호초의 양대 군락지인 호주 대륙 동쪽 남태평양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와 카리브해 화산섬 주변 산호초 해역의 백화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산호초의 백화현상은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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