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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망원경이 포착한 131억 년 전 ‘초기 우주’의 빛

46억 광년 먼 우주 사진 속 점 하나하나가 수천억 개의 별을 거느린 은하들
웹망원경, 웅장하고 화려한 나선은하 ‘메시에74’의 모습도 더욱 생생히 포착
별들이 수없이 ‘나고 죽는’ 용골자리 성운 모습도 구체적으로 선명하게 표현

김시월 대기자 | 기사입력 2022/10/06 [11:12]

웹망원경이 포착한 131억 년 전 ‘초기 우주’의 빛

46억 광년 먼 우주 사진 속 점 하나하나가 수천억 개의 별을 거느린 은하들
웹망원경, 웅장하고 화려한 나선은하 ‘메시에74’의 모습도 더욱 생생히 포착
별들이 수없이 ‘나고 죽는’ 용골자리 성운 모습도 구체적으로 선명하게 표현

김시월 대기자 | 입력 : 2022/10/06 [11:12]

 138억 년 전 우주 빅뱅(대폭발)의 근원을 밝혀보고자 끊임없이 밤하늘을 뒤지고 있는 천문학자들은 드디어 지구로부터 46억 광년이나 떨어진 깊은 우주(심우주. Deep Field)’에서 131억 년 전 초기 우주의 희미한 빛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데까지 성공하였다.

 

지난 1990년 지구 상공 6궤도에 올려진 인류 최초의 우주망원경 허블망원경에 이어 지난해 연말 지구로부터 150나 떨어진 우주 중력 평형점에 안착한 제임스웹망원경은 최근 46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 ‘SMACS 0723’의 생생한 모습을 촬영했다

 

빛의 속도로 지구에서 46억 광년을 가야 하는 깊은 우주(Deep Field)’의 모습. 최초의 우주망원경 허블의 뒤를 잇는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이 최근 포착한 은하단 ‘SMACS 0723’의 상세한 이미지로 실제로는 수십억 년 전에서 최고 131억 년 전 우주의 모습이다. 은하단(galaxy cluster)은 수백에서 수천 개의 은하로 이루어진 거대한 은하 집단을 말하는데, 사진에서 밝게 빛나는 점 하나하나가 수백억, 수천억 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개별 은하들이다. 은하와 은하 사이에 눈썹처럼 길게 보이는 천체들은 은하단의 중력 작용에 의해 모양이 변형되어 보이는, 더 멀리 있는 은하들이다. 오른쪽 윗부분에 나선형 은하의 윤곽이 보인다. <NASA 등 제공. 연합뉴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공동운영하고 있는 제임스웹망원경은 지난 7월 우주의 어느 한 지점을 총 12시간 30분 동안 붙박이로 관측하여 사진을 찍은 결과 지구로부터 46억 광년 떨어진 ‘SWACS 0723’ 은하단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내는 데에 성공했다.

 

은하단(galaxy cluster)은 수백에서 수천 개의 은하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집단을 말하는데, 하나의 은하는 보통 수천억 개의 별들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하나의 은하단일지라도 실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숨어 있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46억 광년이나 먼 이 우주의 사진에서 빛나는 점 하나하나는 수천억 개의 별들을 거느린 은하이며, 실제로 사진 오른쪽 윗부분에서는 나선형은하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또 이 사진 한 장이 워낙 넓고 깊은 우주의 모습을 담고 있는지라 작고 희미한 불빛 속에는 최고 131억 년 전 은하도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는 빛의 속도보다 약 3배 빠르게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시간적으로는 빅뱅이후 138억 년이고, 공간적으로는 대략 반경 465억 광년 되므로 제임스웹망원경이 12시간 넘게 붙박이로 들여다보기 전에는 이 우주 지점은 그저 캄캄한 어느 곳에 지나지 않았었다는 게 천문학자들의 설명이다.

 

 

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4600이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 15천만 이며, 초속 30의 속도로 이동하는 빛이 태양에서 지구까지 오는 데는 818초 걸린다.

 

 

 

제임스웹이 중적외선기기(MIRI)로 관측한 데이터를 천문학자 주디 슈미트 박사가 이미지 처리한 M74 나선은하. 가운데 은하의 핵을 중심으로 바람개비 모양의 나선 팔 모양이 선명하다. 지구에서 물고기자리 방향으로 3200만 광년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NASA / ESA /CSA 제공>

한편, 제임스웹망원경이 보내온 깊은 우주사진 중에서는 나선은하 메시에74(Messier74)의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을 또렷이 확인할 수 있다. 바람개비 모양 나선팔 2개로 이루어진 M74는 지구로부터 3,200만 광년 떨어져 있고, 1,000억 개의 별들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M74는 이전에 허블망원경으로 관측된 이래 웅장한 나선은하의 완벽한 실례로서 찬사를 받아 왔다.

 

1780년 프랑스천문학자 샤를 메시에 등이 처음 발견한 이후 천문학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인기 스타의 지위를 누려온 대표적 나선은하이다.

 

이밖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선명하게 포착한 우리 은하 속 용골자리 성운은 쉽게 비유하자면 별들의 산부인과 병원이다. 그 겉모양은 용의 척추 뼈를 닮았다 해서 용골(龍骨. carina)’이라 한다. ‘성운(星雲. nebula)’은 말 그대로 별 구름이다. 별을 만드는 재료인 우주 가스와 먼지가 구름처럼 뭉쳐 있는 모양이다.

 

성운의 큰 지름은 약 3광년이나 되는 거대한 천체인데, 이 엄청난 몸집 속에 우주 가스와 먼지가 마치 비구름처럼 빽빽하게 모여 있어 끊임없이 별들이 태어나고 죽는다. 그 겉모습은 어찌 보면 거대한 산맥 같기도 하다. 여기저기 험준한 봉우리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다. 성운의 이 몸체는 대부분 깨끗한 수소 가스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붉은 모습을 하고 있는 까닭은 수소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성간(星間) 먼지가 불투명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제임스웹이 관측한 용골자리 성운(Carina Nebula). 지구로부터 7,500광년 떨어진 이 별구름은 우주 가스와 먼지로 끊임없이 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성운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가려면 빛의 속도로 꼬박 3년이 걸린다. <NASA 등 제공>   

 

지난해 연말 지구로부터 150나 멀리 떨어진 지구-태양 중력 평형점에 안착한 제임스웹망원경이 본격적인 우주 관측에 나서 최초로 과학적 품질이미지를 내놓은 것도 이 용골자리 대성운이다. 우리 은하에서 가장 밝은 곳 중 하나이며, 천문학자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일들을 제공하고 있는 곳 중 하나이어서 제임스웹이 초기 관측 임무에 집중했던 것이다.

 

 

 

아마도 지금으로부터 수백만 년쯤 뒤에 성운의 가스와 먼지가 별을 만드는 재료로 거의 다 쓰이고 나면 지금 관측되는 거대한 산 모습은 흔적조차 없이 우주 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나고 죽듯이, 우주의 무생명체들도 결국 나고 죽는다

 

1990년 사상 처음으로 우주 궤도에 올려진 뒤 아직까지 맹활약하고 있는 허블망원경이 최근 촬영한 용골자리 성운. 사진 찍는 위치와 각도가 달라 제임스웹 망원경이 포착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지만 역시 먼지와 가스로 이루어진 별구름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NASA, E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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