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잘나가는 소극장 뮤지컬 “빨래”

김가희 | 기사입력 2012/09/13 [16:30]

잘나가는 소극장 뮤지컬 “빨래”

김가희 | 입력 : 2012/09/13 [16:30]


서울, 하늘과 맞닿은 어느 작은 동네 허름한 다세대 주택에서,

저마다의 사연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

가난하지만 건강한 소시민들의 서울살이를 노래합니다.

가식과 거짓속에 숨은, 판타지로 가득한 무대위의 쇼는 없습니다.

그저 나와 너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있을 뿐입니다.

가슴시원한 웃음이 터지고, 가슴아픈 눈물이 흐릅니다.

진심어린 위로와 희망, 뮤지컬 ‘빨래’

뮤지컬 ‘빨래’는 2005년 초연 이후 1,700번 공연되며 약 31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아온 창작 뮤지컬이다.

◇ 잘나가는 소극장 뮤지컬 “빨래”

‘빨래’는 작가 추민주씨(36)가 2003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시절 졸업 공연에 올리기 위해 만든 작품이다. 이후 제 11회 한국뮤지컬대상(2005), 제 4회 더 뮤지컬 어워즈(2010) 주요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꾸준한 인기와 한국의 서민의 일상을 제대로 표현해냈다는 점을 인정받아 2012년 대교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중학교 국어 3-1’과 창비 출판사의 ‘고등학교 문학1’에 ‘빨래’대본의 일부가 수록되어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스펙은 화려하지만 무대는 단출하다. 사연은 절절하지만 연기 역시 담백하다. 서울 변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은 누구보다 씩씩하다.

◇강원도 아가씨 나영과 몽골청년 솔롱고의 사랑,

극은 서울 달동네에 사는 강원도 출신의 스물일곱 살 처녀 ‘나영’이 빨래를 널러 올라간 옥상에서 몽골청년 출신불법 체류자 ‘솔롱고’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둘은 바람에 날려 넘어간 빨래로 인해 조금씩 가까워지고, 서로의 순수한 모습을 발견하며 한걸음씩 다가가 사랑하게 된다.

◇공감과 눈물, 그리고 희망을 노래하는 뮤지컬

서울살이 45년 아픈 딸의 기저귀를 빨며 눈물을 참는 욕쟁이 ‘주인 할매’와 애물단지 애인의 속옷을 빨래하며 고민을 털어버리는 ‘희정 엄마’, 순대 속처럼 메어터지는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아줌마’와 같은 오늘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정겨운 인생살이를 그려냈다.

이 작품만큼 관객의 눈물을 빼는 뮤지컬도 드물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관객들이 교류하게 되는 지점은 ‘공감’에 있다. 각자 모든 환경이 똑 같지만은 않더라도 팍팍한 사회에서 느끼는 고단함, 부당함에 대한 답답함, 외로움은 모두 닮아있기 때문이다.

관객은 모든 환경이 똑 같지만은 않더라도 팍팍한 사회에서 느끼는 고단함, 부당함에 대한 답답함, 외로움까지 자신과 극도로 닮아있는 작품에 쉬지 않고 눈물을 쏟아낸다.?

각 캐릭터는 웃음을 극대화 하기위해 코믹적 대사와 상황극마저 곳곳에 심어 뒀다. 이 정도의 설명과 귀띔에도 발걸음을 옮기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미 감정에 메마른 것. 물 없이 식빵 세 봉지를 연달아 먹은 듯한 퍽퍽한 우리네 인생도 `빨래`를 보며 위로를 받아보자.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