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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유시어터-주한 포르투갈 대사관 공동주최, 디에고 인판테 출연 연출 모노드라마 ‘바다의 시가’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6/28 [16:22]

(박정기의 문화산책) 유시어터-주한 포르투갈 대사관 공동주최, 디에고 인판테 출연 연출 모노드라마 ‘바다의 시가’

편집부 | 입력 : 2015/06/28 [16:22]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 청담동 유시어터에서 한국최초 포루투갈 연극팀의 내한공연, 페르난두 페소아 (一名:알바루 드 캄포스)작, 조안 질 음악, 디에고 인판테 연출 출연의 모노드라마 ‘바다의 시가’를 관람했다.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 1888~1935)는 1888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어났으며, 그가 4세 무렵에 아버지가 사망했다. 그 후 남아프리카 주재 포르투갈 영사와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더반으로 이주하여 학창시절을 보낸다. 17세에 리스본으로 돌아온 그는 리스본 대학교에 들어가지만 1년도 채 못 되어 학교를 그만둔다. 이후 그는 영어를 번역하는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는 '오르페우;라는 평론지에 주요 논객으로 활동했으며, 1918년에는 영어로 쓴 시집을 출판했다. 그의 방대한 분량의 시는 시집(詩集)으로 발간되어 중판이 거듭되고 있다. 그는 1935년 4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바다의 시가(Ode Maritima)’는 포르투갈 시인이자 20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가 바다를 주제로 지어낸 904개의 시구로 구성된 작품이다. 페소아(Pessoa)는 출신, 이름, 성격, 용모, 문체 등이 완전이 다른 각각의 독립된 수많은 異名(이명)을 가지고 있었으며, ‘바다의 시가(Ode Maritima)’는 그 중 알바루 드 캄푸스(?lvaro de Campos)라는 다른 이름으로 쓰여 진 작품이다.

 

2000년대 말, 미국 조각가 리처드 세라는 너비 9m, 높이 3m, 두께 20cm의 스틸 작품을 완성한 뒤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라는 제목을 붙였다. 단순한 작품명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사실 페르난두 페소아는 리스본에서 태어난 명망 높은 철학가이자 시인이다.

 

페소아의 흔적은 리스본 번화가인 시아두 역 주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붐비는 쇼핑객 때문에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지만 ‘카페 아 브라질레이라(Caf  a Brasileira)’ 앞에는 중절모를 쓰고 슈트 차림으로 앉아 있는 그의 브론즈 동상이 있다. 조금 더 걷다 보면 생전 거장이 ‘가장 좋아하는 카페’라고 밝힌 ‘카페 마르티뉴 다 아르카다 (Caf  Martinho da Arcada)’도 찾을 수 있다. 한편, 알랭 드 보통은 저서 에서 리처드 세라의 ‘페르난두 페소아’에 대해 이렇게 썼다.

 

“이 작품은 슬픔을 부정하지 않는다. 힘내라고 말하지도 않고, 인생의 밝은 면을 보라고 하지도 않는다. (중략) 슬픔에 침잠하라고 한다.” 실제로 세라의 작품은 “여러 항구로 떠나는 수많은 배들, 그러나 단 한 척도 고통 없는 삶으로 가지 않는다.”는 페소아의 글을 떠올리게 한다.

 

유시어터 개관 15주년 기념 페스티벌의 일환이자, ‘바다의 시가(Ode Maritima)’ 출판 100주년 기념, 한국-포르투갈 문화 교류의 첫 걸음으로 시작 된 이 공연은 아직은 생소한 포르투갈과 한국과의 문화 교류의 장을 넓히고, 일반 시민들의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포르투갈 최고의 배우 디에고 인판테(Diogo Infante) 가 열연하고, 음악가 조안 질(Jo?n Gil) 이 연주를 맡았다. ‘바다의 시가(Ode Maritima)’는 6월 27일(토) 오후 4시 단 한번 공연되었다.

 

무대는 부두가 선착장이다. 선박을 붙들어 매는 밧줄이 길게 원을 그리며 늘어져 있다. 이 선착장으로 내려오는 높다란 계단이 배경 가까이 있어 위층 통로로 연결된다. 계단 아래에 연주석이 있어 극의 진행에 따라 기타연주를 한다.

 

모노드라마는 도입에 계단에서 바다를 바라보던 남성이 선착장 가까이 다가서면서 시작된다. 남성의 대사는 한글자막으로 배경에 투사된다. 남성이 바다를 바라보며 독백하듯 읊조리는 대사는 시적이면서도 철학적이고 감성적으로 객석에 전달된다.

 

각종 선박, 승객, 파도의 변화, 기상 그리고 펼쳐놓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잔잔한 물결에서 시작해 점차 파고가 일고, 격랑처럼 치밀어 오르는가 하면, 해일같이 객석을 엄청난 파고로 덮쳐버린다. 낭랑하던 음성도 차츰 고성이 되고, 호통 치듯 울부짖듯 변하다가도 부드러운 바람결처럼 객석에 스며들기도 하면서 마치 “에드가 알란 포”의 명시 “아나벨 리”를 연상시키고, 때로는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를 연상시키며 대단원에서 벗어둔 상의를 단정히 입고 평온한 감정으로 공연을 마무리 하면서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내는 공연이다.

 

포르투갈 최고의 배우 겸 연출가 디에고 인판테(Diogo Infante 1967~)가 열연하고, 음악가 조안 질(Jo?n Gil) 이 작곡과 연주를 맡았다.

 

우리나라와 포르투갈은 1961년 4월 15일에 수교를 맺고, 1988년에 주한 포르투갈 대사관이 건립되었다. 현재 주한 포르투갈의 안또니우 낀떼이루 노브르(Antonio Quinteiro Nobre) 대사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한국과 포르투갈과의 연극교류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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