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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잠재력이 있지만 아직 잘 알지 못하는 보드게임 시장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6/23 [22:04]

무한 잠재력이 있지만 아직 잘 알지 못하는 보드게임 시장

편집부 | 입력 : 2015/06/23 [22:04]


[내외신문=더피플] 보드게임 사업을 하겠다고 했더니 친구가 만류한다. 보드게임 시장이 마니아 중심적이라 굉장히 제한적이니 쉽게 접근 하지 말고 충분히 생각하라고 충고해준다. 이미 2005년에 출판사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유아놀이수학 교구를 만들었다가 크게 고전했던 경험을 했었기에 이 충고는 마음을 크게 흔들어댔다.

보드게임 시장의 80% 이상을 일부 업체가 독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소규모로 시작하는 보드게임 사업은 틀림없이 홍보는 보잘 것 없을 것이며, 유통 구조의 다변화에 따른 대응도 부족할 것과 개발된 콘텐츠의 해외 진출 어려움도 불을 보듯 명확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주 느리게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보드게임 시장에 대한 미래를 확신할 수는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 게임시장은 대부분 온라인 게임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책 또한 모두 온라인 게임을 위해 할애되고 있고 현재 만들어지는 각종 게임들을 보면(PC와 모바일 게임, 보드게임을 모두 합한) 초안부터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500명 이상의 인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블록버스터 게임 중심으로 흐르고 있는 것도 보드게임 시장의 불투명을 더한다.

온라인 게임 중심의 세상에서 앞으로 보드게임이 가야 할 길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만 여종이 넘는 보드게임들이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으며 매해 1,000여 종의 신작들이 출시되고 있다. 예상 외로 어마어마한 수치다. 국내에도 약 2.700여 종의 보드게임이 유통되고 있으며 한해 60여종의 신작게임도 등장하고 있다.

전세계에 5만여종 출시…한해 60종 이상 탄생

알다시피 보드게임이란 최소 두 명 이상의 사람들이 직접 대면하여 보드(board), 카드(card), 타일(tile) 등 유형의 물리적인 도구를 이용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승패를 가리는 모든 놀이를 일컫는다. 흔히 알고 있는 부루 마블을 비롯해 체스, 바둑, 장기 등 이미 우리 주위에 익숙한 게임들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보드게임 산업은 유럽이나 미국 등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신규 마켓인데 전 세계에서 보드게임이 가장 활성화 된 시장도 미국과 유럽이다. 대한민국에서도 보드게임은 하나의 놀이문화, 게임문화로 인정받으면서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 교육용 보드게임이 비치되어 있고 영재교육, 창의력 교육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교구로 활용되고 있다.

무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잘 알지 못하는 보드게임이 지니고 있는 매력이기도 하다. 보드게임의 새로운 돌파구를 생각해야할 시기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인간 고유의 특성 중의 하나가 놀이를 하는 것이다. 놀이를 통한 유희는 문화와 사회를 창조하는 원동력이다. 현재 각광받고 있는 문화 콘텐츠(방송, 영화, 만화, 게임, 음악, 스포츠, 테마파크, 축제 등)산업은 모두 놀이를 근간으로 한다.

보드게임은 재미뿐만 아니라 건전한 생활문화라는 의미와 교육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만약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서처럼 국내에도 보드게임 문화가 대중화되고 널리 확산 되어 있다면 어떨까  그러면 놀이를 통해 문화적 창조력을 발산하는 21세기형 인재로 거듭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보드게임은 재미와 건전한 생활문화라는 교육적 가치

보드게임이 문화로 보급되고 정착하는데 제일 먼저 생각할 부분은 놀이를 통한 유희다. 게임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는 기본조건이다. 그동안 보드게임이 갖고 있는 게임적인 재미 요소, 몰입감은 온라인게임 등 디지털 게임이 갖고 있는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에 비교되면서 저평가 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재미있게 아이들을 가르치고자 하는 교사와 학부모들에 의해 보드게임의 교육적 활용사례가 축적되면서 보드게임은 가장 인기 있는 교구 중 하나로 인식되었다. 국내에서 교육용으로 많이 활용되는 보드게임의 대부분은 애초에 교육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가족용 보드게임, 전략 보드게임이었다. 이는 ‘게임의 교육적 활용’을 구현한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보드게임의 재미에 전략적 사고의 깊이가 더 해진 것이다. 보드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다양하다. 그리고 미래 지향적이다. 보드게임을 통해 전략적 사고력, 집중력, 문제해결능력, 협동심, 자기 조절능력 등을 기를 수 있다. IQ 테스트에서 상위 2%에 드는 이들로 구성된 멘사에서도 매년 추천 보드게임을 선정해 발표한다. 그만큼 보드게임의 교육산업으로서의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의미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해 면대면 커뮤니케이션 발생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온라인 게임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친밀감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당장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면 몇 명의 사람이 필요하고, 어떻게 그 사람들을 모을까 하는 문제부터 부딪힌다. 실제로 캐스팅에서 촬영, 그래픽 처리, 프로그래밍, 마케팅, 인사, 재무까지 수없이 많은 부분에서 수백, 수천 명의 사람이 필요하고, 이런 부분을 고려하다보면 어떻게 할지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보드게임은 그보다는 적은 인원으로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적은 인원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만큼 게임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담아낼 수 있는 것들이 정말로 다양하다는 의미다. 그러려면 적은 인원이라도 게임 제작이 불가능하지 않고 가능한 일이어야 한다.

그런 환경에서 게임 개발의 지상과제는 최대한 빨리 성과를 보여 게임개발도 할 만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보드게임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나누기 위해 개발한 보드게임을 점차적으로 기능성 있게 확장시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온라인상에서 의견을 나누고 데이터를 교환하는 것은 직접 만나서 일을 진행하는 것의 배 이상으로 시간을 소모한다. 의사소통이란 단순 글이 아닌 목소리와 표정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의도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현대의 보드게임은 단순한 게임에 그치지 않고 사회·교육적 기능을 인정받아 온라인게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교육적인 효과로는 두뇌회전, 집중력 향상, 수리력 발달 등이 있다. 또한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긴다는 점에서 친밀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놀이문화로 정착해갈 수 있다.

정형화된 서양의 보드게임과 달리 독특한 교육형, 한국형 보드게임 문화를 찾아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자 한다. 이러한 생각에는 보드게임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교육 관련 업체들의 보드게임 활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점,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 시즌의 폭발적인 매출 증가 등으로 유추할 수 있다.

보드게임의 본고장인 독일이나 미국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코리안 스타일 게임들이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을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 발맞추어 실버 또는 시니어 세대에 보드게임을 접목하고자 한다.

아직까지 이 연령대가 유의미한 고객층으로 분류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고령화 사회에서 여가문화로서의 정착에 대한 노력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필요한 부분이다.

게임 설명서를 읽어가며 게임 판 위에서 종이카드와 작은 말을 움직이는 보드게임이 시대에 뒤처진 취미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구글의 슈미트 회장은 한 연설에서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컴퓨터 기기를 끄고 여러분의 눈길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돌려 진짜 대화를 나눠볼 것” 이라고 말한 것처럼 보드게임은 인간의 감성과 두뇌 활동을 자극하는 매우 매력적인 콘텐츠로,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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