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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김가희 | 기사입력 2010/09/09 [08:08]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김가희 | 입력 : 2010/09/09 [08:08]


엉클 분미 :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은 내 고향과 내가 자라면서 영향을 받은 영화들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나는 인간, 식물, 동물, 그리고 영혼 사이에 환생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엉클 분미의 이야기는 사람과 동물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며, 동시에 그들을 구분하는 경계를 파괴한다. 영화를 통해 어떤 사건이 재현될 때, 제작진과 배우와 관객들은 특정한 기억을 공유하게 된다. 새로운 층위의 기억이 관객들의 경험을 증폭시킨다. 이 점에 있어서 영화 제작은 단순히 전생들을 합성해놓은 창조물과는 다르다. 나는 이러한 시간을 넘나드는 타임머신의 내부 구조를 탐구하는데 관심이 있다. 때로는 흑마술이라고 불렸던 것들이 과학적 사실을 통해 증명되는 것처럼,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힘들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마음이 작동되는 방식을 아직 설명해내지 못하는 것처럼, 나에게 영화 제작이란 아직 적절히 활용하지 않아온 모든 에너지의 원천 같은 것이다. 특별히 나는 문화와 인종의 파괴나 멸종 과정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국수주의와 군사 쿠테타로 얼룩진 태국의 지난 몇 년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가져왔다. 이제 주 정부가 ‘부적절한’ 행동들을 금지하고, 그들의 활동을 파괴하는 도덕적 경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엉클 분미의 이야기와 이러한 믿음을 연결시키는 것은 불가피하다. 엉클 분미는 오래된 방식의 영화들, 극장들, 그리고 예전의 연기스타일 등 지금 동시대의 풍경에서 사라져가고, 쇠퇴해가는 것들에 대한 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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