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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영의 네 글자로 보는 세상] 아니 뗀 굴뚝에도 연기 나더라: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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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영의 네 글자로 보는 세상] 아니 뗀 굴뚝에도 연기 나더라

김대현 | 기사입력 2013/10/25 [12:06]

[서은영의 네 글자로 보는 세상] 아니 뗀 굴뚝에도 연기 나더라

김대현 | 입력 : 2013/10/25 [12:06]


三人成虎

(석 삼, 사람 인, 이룰 성, 범 호)

[출전] 한비자(韓非子) 내저설(內儲說), 전국책(戰國策)

위책 혜왕(魏策 惠王)

 

[내외신문] 삼인성호는 ‘세 사람이 말을 하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으로, 전국시대 위(魏)나라의 혜왕(惠王)과 충신 방총(龐?)에 관한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혜왕 때 볼모로 잡혀가는 태자를 충신 방총이 수행하게 되었는데, 방총은 자신이 떠난 후 자신을 비방하려는 무리들이 있을까봐 혜왕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어떤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왕께선 그 말을 믿으시겠습니까?” 그러자 혜왕이 답하길, “못 믿지.”, “그럼 또 다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라고 묻자 “믿기 어렵지!”, “그럼 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방총이 거듭 묻자, 혜왕은 그제야 “그럼 믿어야지.”라고 대답했다.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날 리 없는 것이 분명한데도 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하면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되는 현실을 염려한 방총의 생각대로, 혜왕은 방총이 떠난 후 그를 음해하는 자들의 참소에 결국 방총을 의심하게 되어, 후일 볼모에서 풀려났을 때 태자는 귀국하였으나, 방총은 끝내 위나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처럼 삼인성호는 아무리 근거 없는 말이라 할지라도 여러 사람이 자꾸 말하면 결국은 믿게 된다는 뜻이다.

사회 대중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의견이 여론이니 만큼 정치인들은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여론몰이’란 말이 있듯이 주로 정치 또는 연예계에서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언론을 이용하는 것을 뜻하는데, 여론을 왜곡하거나 조작하는 결과를 낳기도 하며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생기기도 한다.

선거철만 되면 여론몰이와 흑색선전으로 대중들의 판단을 흐려놓는 정치인들이 비일비재하고, 연예계는 시기 질투로 근거 없는 루머를 양산시키기도 한다.

이 와중에 대중들은 ‘~라 하더라’ 하는 소위 ‘카더라 통신’을 통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도 못하면서 여론몰이에 동참하게 되고 본의 아니게 죄를 짓기도 한다. 우리가 흥밋거리로 무심코 하는 말들이 사방으로 퍼져 기정사실화 되어 소문의 당사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문득 보도기사의 피해를 입은 한 연예인이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대목이 생각난다. "특종을 터뜨릴 욕심으로 사건사고의 진위여부를 자세하게 알아보지도 않고 기삿거리를 과장되게 신문지상에 대문짝만하게 내고는 정정기사나 재판결과는 신문지 귀퉁이에 조그만 하게 내기 때문에 대중들은 모두 잘못 보도된 사건기사만 기억하고 있어 자신은 대중에게 영원히 죄인일 수밖에 없었다"라고?했다.

일반 대중들도 자신을 죄인 취급하는 시선을 감당하기가 어려운데,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이들에게는 이보다 더한 형벌은 없을 것이다. 연예인들의 사건,사고에 대중들이 솔깃해 하는 이유도 핫 이슈를 통해 무료한 일상에서 탈출하고픈 마음, 남의 추문을 안주거리로 삼아 즐거움을 대신하고자 하는 심리가 깔려있기 때문이 아닌가.

우리는 매체의 발달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일도 곧바로 알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인터넷이나 sns의 전파력은 실로 대단하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지성과 통찰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남의 입장에 서서 생각할 수 있는 배려라는 양념 하나 추가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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