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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정국 돌파구 셈법은?

이승재 | 기사입력 2013/08/13 [06:00]

여야 대치정국 돌파구 셈법은?

이승재 | 입력 : 2013/08/13 [06:00]


'회군·민생' vs '장외·촛불' 대치정국 이어져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끝모를 대치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가 대화와 타협 대신 정쟁과 날선 대치를 선택하며 여의도 정가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여야는 정국의 주도권을 빼앗아 대치정국을 해결하기 위해 저마다 주판알을 튀기며 셈법에 몰입하고 있다.

먼저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선택하며 국정원 국정조사 증인채택 등 협상과정에서 여당에 번번이 밀린 패배분위기의 반전을 꾀했다. 당초 민주당이 거리의 정치를 선택한 이유는 국정원 국정조사의 정상화를 위해서였다. 일단 여야간의 국정조사 정상화에 합의를 하며 큰 파국을 모면했다.

하지만 당초 민주당은 ▲국정원 국정조사 정상화 ▲국정원사건 진실규명 ▲책임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한 것에 비하면 실질적으로 크게 얻은 것은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회군의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장외에서 더 강하게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장외투쟁에 돌입하며 국정원 개혁 등을 촉구하는 선전전과 서명운동 등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 힘과 지지 없이는 장외투쟁은 민주당만의 거리의 정치가 될 뿐이라는게 이유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장외투쟁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동력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8일 전북 전주를 시작으로 9일 충남 천안에 이어 이번주에는 부산, 광주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촛불집회에도 대대적으로 참여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민주당은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주의회복과 국정원개혁 촉구 2차 국민보고대회를 대대적으로 진행한 뒤 이어서 열린 시민단체의 촛불집회에 대거 동참했다.

이번 촛불집회 참여는 지난 3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때에는 당 차원에서 공식 참여를 자제하는 대신 의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임을 강조했지만 이날은 당이 주도적으로 나서 의원들의 참여는 물론 지방에 있는 당원에게까지 참석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총력전을 벌였다.

이는 박 대통령과의 회담이 형식문제를 놓고 난항에 빠지면서 촛불집회의 동력으로 박 대통령을 압박하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또 촛불집회를 통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 채택을 압박하는 동시에 "미합의 된 증인들의 출석을 확실히 담보하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 노력을 다한다"는 여야 합의에 따라 증인 출석 무산시 그 책임을 새누리당에 돌리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새누리당은 장외투쟁을 끝내고 국회로 돌아와 이제는 민생을 돌봐야 한다며 회군압박과 민생카드로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8월 결산심사와 9월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복귀가 늦어지면 부실 국회 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다. 새누리당의 장외투쟁 이후 연일 정쟁이 아니라 민생으로 경쟁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회군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정조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투쟁 강도를 높이고 촛불 연대까지 계획하는 것을 보면 국정조사보다는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며 "5년 전에 있었던 촛불의 추억에 사로잡혀 민생이라는 대의명분을 내팽개치는 민주당이 안타깝다"고 질타했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폭염 속에서 벌인 대선 불복 운동이 악몽의 기억으로 남지 않도록 국회로 복귀해 민생에 전념해 달라"며 "8월 말까지 결산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결산 국회를 하루 속히 소집해서 국회 본연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홍문종 사무총장과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가세했다.

홍 사무총장은 "민생고로 민심이 팍팍한데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 민생을 내팽개친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서울광장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적잖은 민폐를 끼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갑(甲)의 행태"라고 비난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기말고사가 내일인데 학교에 올 생각은 안하고 길거리를 쏘다니는 모양이다. 학생에게 공부가 본연의 역할이라면 의원은 국회에서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챙겨야 한다"며 국회 복귀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8월 결산 국회를 소집해 2012년도 결산안 심사 및 산적한 민생 현안을 챙겨야 할 때"라며 "민주당은 원내에서는 대화정치를 하는 체 하면서도 국민을 상대로 대결정치를 조장하는 듯한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 국조 기간 연장 등을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연다. 국회법에 따라 전년도 예산에 대한 결산을 위해 국회를 열어야 한다"며 "이 와중에 민주당은 촛불 총동원령을 내렸다. 민생에 쏟아야 할 힘을 촛불에 동원한 것이니 번지수가 틀려도 많이 틀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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