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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중생 성폭행 학생이 봉사왕' …명문대 입학

안상규 | 기사입력 2012/08/20 [17:29]

'장애여중생 성폭행 학생이 봉사왕' …명문대 입학

안상규 | 입력 : 2012/08/20 [17:29]


대전에서 장애여중생을 성폭행한 학생이 입학사정관제 리더십 전형을 통해 서울 명문대에 입학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추천한 학교와 교사에 대한 책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전지역 5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대전 지적장애여성 성폭행사건 엄정수사 처벌촉구 공동대책위는 20일 해당 고등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당국은 관련교사와 책임자를 문책하고 사회에 사과하라"며 문제의 심각성 인지 등 향후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공동대책위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가해학생이 수험생이라는 이유로 재판을 미뤄온 학교는 학생의 반성과 속죄의 기회 대신 이를 유리하게 이용해 명문대에 입학했다"며 "이는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을 최고로 치는 우리 교육문화의 습성 때문에 사고를 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회를 맡은 이원표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피해자는 물론 장애 학생을 둔 가족을 위해서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야 될 것"이라며 "인성은 뒷전이고 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에만 연연하는 학교는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것이 왔다'고 말문을 연 최명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장은 "도덕과 윤리를 저버리고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법정이 가해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게 했다"며 "학생들의 잘못을 지적하지 못한 교사는 입학 사정관을 악용한 입시브로커일 뿐"이라 주장했다.

또 김순영 대전여성장애인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 중에도 소수에 속하는 여성들은 당연히 보호를 받아야 할 주체"라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회는 같이 비판해야 정의가 바로 선다"고 잘못에 대한 비판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어 공동대책위는 근본적 교육현실을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권성환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같은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 현실이 곤혹스럽고 마음이 착잡하다"며 "가해학생의 잘못을 알면서도 추천서를 써주는 것은 교사로서 스스로의 양심을 버린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독의 책임이 있는 교육청도 사립이란 핑계대신 진실을 밝히고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대식 민주노총 대전본부장은 "가해자를 보호하고 감싸며 추천서를 써주는 것이 과연 한사람의 문제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현숙 대전여성성폭력 상담소장은 "이번 일로 처음부터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반성한 몇몇 학생들이 또 다른 피해를 당하지는 않아야 한다"며 "진실성 없는 교육현실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낼 수 도 있다"며 우려감을 표했다.

또 그는 "정직과 책임이 바탕이 된 추천서를 통해 또 다른 학생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대책위는 이어 학교 교장실로 자리를 옮겨 학생 관리의 문제와 교사 징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교육기관으로 기능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호소했으며 해당 학교장은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는 대답만 되풀이 했다.

한편 A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B군은 2010년 5월 다른 학교의 학생 등 16명과 지적장애 여중생을 한 달여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대전지방법원 가정지원 소년1단독은 지난해 12월 이들에게 소년법에 따라 성폭력방지 프로그램 수강명령 40시간, 1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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