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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용균, 11개월만에 사망신고…어머니 “아들이름 지우기 어려워”

박순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14 [16:20]

故김용균, 11개월만에 사망신고…어머니 “아들이름 지우기 어려워”

박순정 기자 | 입력 : 2019/11/14 [16:20]
어머니 김미숙 씨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설치된 고인의 추모 분향소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영정을 꼭 끌어안고 있다.
어머니 김미숙 씨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설치된 고인의 추모 분향소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영정을 꼭 끌어안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중 목숨을 잃은 고 김용균씨(당시 24)11개월만에 법적으로 사망자가 됐다.

14일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에 따르면 김씨의 어머니이자 재단 이사장인 김미숙씨는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청에 아들의 사망신고를 했다.

"애를 내 뱃속으로 태어나게 했는데 내 손으로 다시 (사망신고를) 한다는 게, 서류 상에는 이 세상에 없게 되잖아요. 그게 싫어서 계속 남기고 싶었어요." 그는 어머니가 된 입장에서 서류 상에 아들의 이름을 지우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미숙 이사장은 아직도 집에 아들의 짐을 모두 보관하고 있다. 한 점도 버리지 않았다.

김씨는 211일 오전 323분께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채로 직장동료에게 발견됐다. 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 트랜스퍼타워에 배치돼 작업을 하다가 당한 참변이었다.

어머니 김씨는 아들의 사망 이후 '2의 김용균'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노동환경 개선 등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6일 출범한 김용균재단의 이사장도 맡았다. 김 이사장은 당시 창립총회에서 "아들의 이름을 딴 재단이 만들어졌다""용균이의 처절한 죽음이, 그 전의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이 잊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행동이 이 사회의 밝은 빛이 되기를 바란다""김용균재단이 사회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용균재단은 향후 고 김용균노동자 추모사업 위험의 외주화 근절투쟁 산재사고 예방과 대응, 산재피해 지원활동 비정규직 철폐 청년노동자 권리보장사업 차별없는 일터를 위한 연대 등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첫 발걸음으로 다가오는 김용균씨의 사망 1주기를 맞아 광화문광장에 분향소를 다시 세웠고, 전태일 49주기인 지난 13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외치며 촛불행진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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