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해경, 면세유 빼돌려 주유소 공급한 일당 일망타진

기름값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어업용 면세유(免稅油)를 사들여 시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던 일당이 해경에 검거됐다.

13일 군산해양경찰서는 어업용 면세유를 조직적으로 수급해 탈색과정을 끝낸 후 주유소 등지에 공급해 온 피의자 이모(58, 군산)씨 등 23명을 사기 및 장물취득,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중이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피의자 이씨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군산 모처에 은밀한 작업장을 차려놓고 총 30만리터(시가 6억원)의 어업용 면세유를 어민들로부터 구입해 자신이 운영하는 전주시 소재 A주유소를 이용해 버젓이 팔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이씨에게 면세유를 공급한 피의자 어민 박모(37, 군산)씨 등 21명은 어선을 소유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어업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면세유만 수급 받아 팔아왔다.

해경은 최근 기름값이 오르자 부정한 방법으로 면세유를 사용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약 2개월 간 내사한 결과 군산 모처의 수집 장소를 찾아냈다.

지난 8일 오전, 불시에 작업장으로 들이닥친 해경은 현장에서 피의자 이씨에게 면세유를 팔아넘기던 어민 박씨 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으며, 탈색을 위해 보관 중이던 면세유 4천639리터와 탈색용 활성탄, 비밀 운반차량 및 불법 거래자금 등을 압수했다.

압수수색 당일에도 일부 어민이 면세유를 팔러왔다가 압수수색 중인 해경을 보고 황급히 도주하다 검거되는 등 관련자만 해도 수십여 명에 이를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전국평균 기름값이 2,000원 돌파라는 사상초유의 유가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 가격보다 싸고 마진이 훨씬 많이 남는 면세유의 유혹을 쉽게 떨쳐 버리기 힘들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 해경 관계자의 설명이다.

군산해경 강희완 형사계장은 “면세유 관련 범죄는 국가세정을 악화시키고 건전한 유통질서를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획수사를 통해 면세유 관련 불법 행위 차단에 주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부정 면세유 판매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현재 구속된 피의자 이씨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관련자 모두 엄중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