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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예산 63% 조기 집행…하반기 재정 운영 '빨간불'

자영업자 신용위기와 맞물려 위기감 증폭
주요 경제 전망 기관들 하반기 성장률 하락 예측
상고하저에도 관행적 재정 조기 집행 지속

하상기 기자 | 기사입력 2024/07/25 [07:28]

상반기 예산 63% 조기 집행…하반기 재정 운영 '빨간불'

자영업자 신용위기와 맞물려 위기감 증폭
주요 경제 전망 기관들 하반기 성장률 하락 예측
상고하저에도 관행적 재정 조기 집행 지속

하상기 기자 | 입력 : 2024/07/25 [07:28]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연간 계획 대비 63%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하면서 하반기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경기 대응을 위한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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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목 경제  부총리  

 

기획재정부는 23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024년 상반기 신속 집행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357조5000억원의 재정을 집행했으며, 이는 연간 재정 집행 계획(561조8000억원) 대비 63.6%에 해당한다. 중앙정부 기준으로는 상반기에 167조5000억원을 집행해 연간 계획(252조9000억원) 대비 66.2%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상반기에 약자복지, 일자리,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집중 투자했으며, 도로와 철도 등 SOC 분야에만 17조9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이는 연간 계획 대비 71.4%에 달하는 집행률이다.

 

재정 조기 집행은 2002년부터 상반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최근 10년간 ‘상고하저’ 경향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 재정을 집중 투입해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러한 방식이 상하반기 경기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도 주요 경제 전망 기관들은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반기 2.9%, 하반기 2.2%로 제시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상반기 2.9%, 하반기 2.3%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기 상황을 낙관하고 있지만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자영업자의 신용위기와 겹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부가 어려운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상반기 예산 조기 집행으로 인한 이자 비용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재부는 세입과 세출 간 시차로 인한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한국은행 일시 차입이나 재정증권 발행으로 해결해왔다. 지난해 세수 결손으로 인해 한은 일시 차입과 재정증권 발행 규모가 162조1000억원까지 늘어났으며, 이 중 70.1%(113조7000억원)가 상반기에 조달됐다. 이에 따른 이자 비용은 2022년 667억원에서 지난해 4244억원으로 치솟았다.

 

예정처는 “기재부는 경제·재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정의 조기 집행 제도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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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부국장
내외신문 금감원 출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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