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의 반복되는 비극, 왜 노동자들은 쓰러지나잇따른 사고에도 변함없는 작업 환경, 안전 대책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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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에서는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자동 운반 벨트가 쉼 없이 돌아가며, 그 속도에 맞춰 노동자들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고강도 작업 환경 속에서 노동자들은 땀을 흘리며 몸을 지치게 하고 있다. 경기 서부권 로켓배송의 최종 거점인 시흥2캠프에서 발생한 사고는 그 노동 환경의 일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8월 17일과 18일, 시흥2캠프에서 일하던 49살 김명규 씨는 작업 도중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첫날엔 신선식품을 담는 보냉 가방 세척, 둘째 날엔 가방을 모아 운반하는 일을 하던 중이었다. 김 씨는 업무 도중 속도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지만, 쓰러진 지 10분도 되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다.
김 씨가 쓰러진 순간에도 그의 아내, 함께 일하던 우다경 씨는 남편을 돕기 위해 일을 멈출 수 없었다. 자동화된 시스템 속에서 계속해서 가방들이 쏟아져 나왔고, 만약 그 흐름을 멈추게 되면 질책을 받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는 남편의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방 처리 작업을 이어가야 했다.
김 씨는 22년 경력의 기술자로 특별한 지병은 없었으며, 고혈압과 위염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치명적이지 않았다. 쿠팡에서 일한 것은 총 세 번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상황은 작업장에서 발생했다. 이와 같은 고강도 작업 환경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망 사고 이후에도 시흥2캠프에서는 또 다른 사고가 발생했다. 분류 작업을 하던 58살의 남성이 근무 첫날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다행히도 심폐 소생술을 통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만, 이러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것은 쿠팡의 작업 환경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작업 후, 사고가 발생한 작업장에는 뒤늦게 선풍기 여러 대가 설치되었다.
쿠팡 측은 두 노동자 모두 지병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업무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들의 근무 기간은 하루 또는 3일, 근무시간은 한두 시간에 불과했으므로 업무 과중과 사고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이은 사고와 사망은 쿠팡의 작업 환경과 노동 강도에 대한 깊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 노동자들이 왜 이러한 위험한 환경에서 계속해서 일을 해야 하는지, 쿠팡은 왜 이러한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는지에 대한 대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