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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 뒷짐에 문래동4가 땅속은 기름범벅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5/05 [08:28]

영등포구 뒷짐에 문래동4가 땅속은 기름범벅

편집부 | 입력 : 2015/05/05 [08:28]


[내외신문]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4가 땅주인과 이곳에 입주해 있는 공장업체간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2일 지주협의회에 따르면 문래동4가 23의 5일대는 지난 2013년 7월 서울시의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고시로 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었다.하지만 재개발 추진에 급제동이 걸리게 됐다.

 

개발대상부지 2만8000평에 대한 정밀 토양검사를 한 결과, 땅속이 기름으로 뒤범벅인 채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이다.

 

우석대학교 산학협력단 토양오염분석쎈터가 최근 토양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지하 1.5m에 기름 범벅인 오염토가 발견돼 ‘토양오염 우려기준에 부적합’이라는 결론을 냈다.

 

 

지주협의회는 오염토 원인을 지난 10년간 이곳에 입주한 철공서와 주물공장에 있다고 주장했다.

 

지주협의회 관계자는 “이들 공장에서 흘러나온 맹독성 화학물질이 계속해서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켰다”며 “특히 야간작업을 할때면 강한 암모니아 냄새로 마스크를 써도 별 효과가 없어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지주협의회는 토양환경보존법 근거를 들어 “공장을 운영한 세입자들이 오염토 처리와 이주를 요청하고 나섰다.

 

그런데 공장업체들은 오염토 처리비용은 고사하고 도리어 이주비용을 내놓으라며 맞서고 있다. 지주협의회는 이런 사실을 관할구청인 영등포구에 행정처분을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영등포구는 수개월째 토양오염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이지 않고 있다고 지주협의회는 지적했다.

 

지주협의회 관계자는 “구청 담당자가 현장에 나와 보지도 않을뿐더러 자체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며 '탁상행정의 극치'라고 질타했다.

 

이화용 지주협의회 회장은 “10년 동안 이곳에서 공장을 운영하면서 땅을 기름으로 다 버려놓고서 이를 책임지지 않고 떠나기만 하면 어떻게 하냐”면서 “공장업체들도 나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관할구청이 더 나쁘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수십억원이 들지 수백억원이 들지도 모르는 오염토 처리비용을 개인들이 어떻게 부담할 수 있겠냐”며 “관할구청을 비롯해 서울시 등이 나서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토양오염은 자연 상태의 토양이 가지고 있는 자정능력을 외부의 오염에 의한 상실로 인하여 토양의 생산성 저하, 안전성 위협, 생태계 변화 등이라 할 수 있다. 토양은 다른 환경오염에 비해 일단오염이 될 경우에 복원하기가 매우 어렵다.

 

사실 우리나라는 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 당시에는 수출이 애국이요 공장을 많이 지어 수출물을 많이 만드는 것이 애국의 길이었다. 그 후 80년대에 이르러 우리사회는 큰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것이 바로 환경문제이다. 많은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가스, 각종 공장에서 배출되는 소음, 가스·석유 등의 대량사용으로 발생되는 토양오염 등이다. 늦게나마 이 문제에 대해서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즉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모든 토양오염은 1995년 제정된 ‘토양환경보전법’에 의거하여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토양환경보존법 제10조의 3 법조문은 2004.12.31. 개정되어 2005. 6.부터 시행되고 있다.

주민들 간의 논쟁이 되는 오염토양 처리에 관한 관련 법률이 환경정책기본법 제7조에 있다.

 

이 법조문에는 환경오염 원인자에게 오염에 관한 책임을 지우고 있으며 동법 제31조는 환경오염의 피해에 대하여는 그 원인자에게 비록 과실이 없다하더라도 책임을 부과시키고 있다. 기본법 제7조에는 “환경오염원인자에게 그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 3은 “토양오염에 관한 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이라는 법조 명을 두고 “토양 오염으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할 때에는 당해 오염원인자는 그 피해를 배상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3항에 토양오염 원인자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의 감독소홀 또는 위법한 허가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주장하고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 3하에서 지주와 세입자가 선의이며 과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면 그 결과는 달라진다.

 

오늘날의 환경권은 단순한 반사적 이익의 범위를 넘어 헌법에서 보호되는 권리이며, 국가는 환경보전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환경개선비용부담법 제2조, 제9조). 그리고 동법 제19조 제1항 5호에 의하면 환경오염으로부터 지역주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주택 기타 시설의 이전사업에 소용되는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법적 근거에서 환경오염 자가 선의이며 과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면 당연히 국가가 배상하여야 할 것 이라는 것이 환경관련 법학자들의 의견이다.

 

미군기지 토양오염 복원에 대한 비용 부담에 대해 사례를 들춰봤다. 미군기지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었다. ‘토양환경보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하면 그 사실이 확인된 이후 4년 이내 복원을 완료하여야 한다.

 

환경관련 법규의 7대 원칙 중에 ‘원인자 책임의 원칙’이 있다. 오염을 일으킨 주체가 복원을 책임진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미군기지 역시 ‘토양환경보전법’의 규제를 받고 있고, 오염의 주체가 미군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미군기지의 토양오염에 대한 복원비용을 누가 부담하여야 하느냐 하는 것은 문제의 여지가 없다. 당시에도 오염 원인자가 복원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는 기본 원칙이었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문래4가…화재시 대형참사 가능성

비좁은 골목길 양면 불법주차가 소방차 진출입로 방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4가 재개발지역 일대가 화재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1970년대 철강산업의 메카로 대표적인 철공단지였지만 50년이 지난 지금은 건축물 노후가 심해 빈집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또한 공장들이 빽빽하게 밀집해 있는 관계로 도로가 비좁은 상황에서 공장업체 직원들의 양면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도로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곳 주민들은 만일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초기 화재대응이 불가능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관할구청에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러한데도 관할구인 영등포구는 현장조사나 안전대책에 대해선 일손이 부족하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이후 범 정부차원에서 안전사고에 대한 의식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영등포구의 이런 안일한 태도에 분통을 터드리고 있다.

 

그런가하면 현재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어 소방안전사고에 이어 각종 범죄 우범지역으로 전락할까 불안해하고 있다. 본지 보도 후 다시 현장을 찾아 둘러보았지만 어느 것 하나 달라진 게 없었다. 문래4가 이 일대는 비좁은 골목마다 공장 폐기물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도 영등포구는 팔짱만 끼고 있다.

주민 김모씨는 “소방차, 구급차 한 대 지나갈 수 없는 골목에다 양면주차가 되어있어 불이나면 물과 기름이 더해져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도대체 주민에 대한 안전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회사원 이모씨는 “주민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구청이 본연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하루빨리 현장실태 조사를 통해 개선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수첩)영등포구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관할구청은 ‘골든타임’의 매뉴얼이 있긴 한 걸까  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 금쪽같은 시간을 말한다. 화재진압이나 인명구조는 바로 이 1시간~2시간 골든타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속한 현장 출동과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순간이다.

 

대형사고의 골든타임하면 최근 일어난 비좁은 주택가 화재사고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비좁은 주택가 골목과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 또 도로 위에서 출동지연 때문에 소방차, 구급차들이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문래동 4가 재개발 지역 일대는 금속을 연마하는 대규모 철공소 밀집단지다. 공장지대로 인식돼 오던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 준공업지역은 주민들이 대부분 도시가스를 사용하지 못하고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으며 집들이 낡고 오래된 건물만이 남아 있다.

 

허름한 공장들 사이로 부는 매캐한 냄새, 밤이면 불이 꺼지는 공장 밀집지대 골목 사이로 흐르는 기름폐수, 방치되고 있는 빈집들로 슬럼화 되어 자칫 범죄 발생의 가능성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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