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태도] 조미희
이 미끄럽고 짜고 매운 얼굴은 무엇일까 불현듯 나타나는 불시의 얼굴 감정의 등고선 위에서 춤을 추는 광대, 혹은 절규의 깃발
도로 위 트럭과 버스가 부딪쳤다 빛과 어둠의 충돌, 버스는 이미 텅 비었고 트럭은 앞이 다 구겨졌다 트럭 운전자는 자신의 체온을 잊은 듯 혼자 적요하다 사이렌 소리, 웅성대는 입들
울컥,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른다 아무 연고도 없이 이래도 되나 무연고가 순식간에 맹수처럼 뛰어들면 누군가는 내가 되는 일
이것은 거울 효과 일당을 벌고 돌아가는 길, 아무래도 고울 속 나는 공손하게 찢어진 운동화를 추스르고 있었거나 눈물의 태도를 찾고 있었다
조미희 시인은 2015년 시인수첩 신인상. 시집 『자칭 씨의 오지 입문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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