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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정당과 호남정치(1)] 새 술과 새 부대, 호남에서 시작되는가?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4/06 [20:01]

[대안정당과 호남정치(1)] 새 술과 새 부대, 호남에서 시작되는가?

편집부 | 입력 : 2015/04/06 [20:01]
호남정치를 통해 대안정당을 모색하는 시사토크 콘서트 "한국정치의 길, 익산에서 묻는다" (총 7편)

[내외신문=시사미디어투데이] “호남정치”.?얼핏 영남과 호남의 분열을 통해 지역감정을 조장시키는 말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 속에서 호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면 좀 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라북도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7명의 무소속 후보를 기초단체장으로 선택했다. 전라북도의 기초단체장 수는 14명이라는 것을 알고 본다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후의 7.30 재보궐 선거에서는 파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현 권은희 의원을 전략공천한 광주 광산을에서는 20%대의 저조한 투표율을 보이는 반면, 전남 순천곡성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었다. 이제 구 민주당 진영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호남지방이라고 쉽게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민주화 과정에서의 호남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상기한 후, 현 시대의 정치적 요구 속에서 호남이 보여주는 정치적 합리성은 국민이 정치에게 새로운 시대정신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이에 ‘호남정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부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토크콘서트 현장을 취재했다.

 

“한국정치의 길, 익산에서 묻는다”   익산시민 4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 윤준식 기자)

 

3월 26일, 익산 공공영상미디어센터에서 개최한 “한국정치의 길, 익산에서 묻는다!” 시사토크콘서트는 지난 2월 10일 전주대 본관에서 진행한 세미나인 “위기의 호남정치, 대안은 없는가?”에 이어지는 행사로 ‘익산희망정치시민연합’, ‘사회디자인연구소’, ‘정치+경제연구소’, ‘호남정치, 새 길을 열자(준) 등이 함께 했다.

 

시사토크콘서트 “한국정치의 길, 익산에서 묻는다!”에는 패널들 외에도 약 40여명의 시민이 함께했다. 강연이나 토크콘서트가 보편화되고 SNS가 보편화된 요즘 추세대로라면 서울에서도 평일 저녁에 40여명의 청중을 동원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서울의 한 구에도 미치지 않는 인구?30만의 지방도시 익산에서 평일 저녁에 열린 행사라고 한다면 적지않은 숫자다. 또한?청중 속에는 젊은 풀뿌리 정치인들과 지역언론, 특히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었던 장세환 전 의원(민주통합당, 전주완산을)도 참석하여 대안정치 모색에 대한 호남의 열정을 가늠할 수 있었다.

 

추최측이 청중석에 앉아있는 장세환 전 의원(전주 완산을)을 발견하고 즉흥적으로 축사를 부탁했다. (사진: 윤준식 기자)

추최측이 청중석에 앉아있는 장세환 전 의원(전주 완산을)에게 축사를 부탁했다. (사진: 윤준식 기자)

 

‘정치+경제연구소’ 유명종 소장의 사회로 시작된 토크콘서트는 3명의 패널의 주제발제 후 토론에 들어갔다.

 

주제발제는 대안정당이 출현해야 하는 이유와 당위성을 찾기 위한 전문가 진단 형식의 내용이 이어졌다. 사회디자인연구소 김대호 소장은 “과대국가-과잉지대를 혁파하자”는 제목 속에서 ‘관주주의’, ‘제도적 약탈’, ‘독과점 정치’를 혁파하기 위해 대안정당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어지는 익산희망청치시민연합 김상기 대표는 “선명야당을 너머 대안정당으로”라는 제목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대한민국의 가장 불공정한 분야는 정치”라면서 호남에서 구 민주당 진영이 누려온 1당독재구도의 불공정함을 통렬하게 지적하며 지역구도가 깨지지 않는 이유를 비판했다. 김상기 대표는 ‘지역에 기반한 적대적 공생관계를 청산할 실력있는 책임정당’, ‘좌파와 우파적 개혁을 모두 시행할 수 있는 실사구시 정당’을 위해선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며 “새 술과 새 부대를 동시에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주)에카스?박창기 대표는 “하위 90%를 대변하는 대안정당”을 제목으로 담합을 통한 착취구조가 우리 사회에 어떻게 자리잡았는지를 통계자료를 통해 고발했다. “상위 1%를 위한 정당인 새누리당, 그 다음 상위 9%를 위하는 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질타하며 “나머지 90% 서민을 위한 대안정당이 없다”며 대한민국 사회가 당면한 현실을 다시 한 번 정확하게 인식할 것을 촉구했다.

 

3인 발제 이후에 3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한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좌로부터 유명종, 김대호, 박창기, 김상기 (사진: 윤준식 기자)

발제 이후에 3가지 주제의 토론이 이어졌다. 좌로부터 유명종, 김대호, 박창기, 김상기 (사진: 윤준식 기자)

 

참석자 중 82세의 촌로라고 밝힌 김명환 씨는 “6.4 지방선거에서 20년만에 무소속 박경철 시장 당선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며 호남에서 오랫동안 하나의 정당이 영향력을 가졌던 데서 오는 불합리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다른 참석자였던 익산 시의회 임형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인용, 전달하면서 “한국정치,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전제인듯 합니다. 어떻게, 어떤 길로 가야할까요?”는 질문으로 소회를 남겼다.

 

그밖에 청중의 질문 속에는 국민모임과 정동영 후보(서울 관악을), 천정배 후보(광주 서구을)가 미칠 정치적 파장에 대한 궁금증과 호남정치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이 녹아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계속되는 연속기사를 통해 전달하도록 하겠다.


[윤준식 기자 / newsnzine@sisa-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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