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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조 본부장 칼럼> 추석 상차림과 선물 우리농산물로

강봉조 | 기사입력 2014/09/05 [14:40]

<강봉조 본부장 칼럼> 추석 상차림과 선물 우리농산물로

강봉조 | 입력 : 2014/09/05 [14:40]


(강봉조 취재본부장)

 

올 여름은 유난히도 장마가 짧고 비가 적은 대신 늦더위와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기승을 부렸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기후 변화는 생체리듬을 깨뜨리고 생활에 여러 가지 불편을 주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런 날씨가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병충해가 적고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열량을 나타내기 위한 일일 평균기온을 합한 적산온도(積算溫度)가 높아져 쌀을 비롯한 농산물의 수확량 증가는 물론 품질도 좋아지며 특히 사과, 배 등 과일은 당도가 높아져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FTA, 농산물 수입개방 등을 실감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이 8월 늦더위를 고마워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우리는 고향 농촌을 너무 오랫동안 잊고 살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이나 일가친척들에게 이따금씩 안부전화를 하거나 1년에 한두 번 정도 휴가 겸해서 찾는 것으로 효도나 고향사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마음만으로 농사일에 힘이 부치는 늙으신 부모님께 효도하고 어려운 농촌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자기합리화이자 이기적인 생각이다.

멋진 도시생활을 동경하며 꿈을 키우던 어린시절 또는 모처럼 도시생활을 벗어나 외갓집 원두막에서 맛있게 먹던 참외와 모깃불 피워진 마당에서 바라보던 밤하늘의 별똥별 등 소중한 추억을 생각한다면 이제 어려운 농촌의 현실을 강 건너 불 보듯 남의 일로만 보아서는 안 될 일이다.

수입농산물이 매장을 점령하고 패스트푸드가 판을 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다소 값이 비싸고 입맛에 안 맞을지라도 우리농산물을 이용하고 지켜가는 것이 바로 효도이자 고향사랑의 첫걸음인 것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절이다. 1년 내내 우리농산물을 식탁에 올리는 것이 당연하지만 경제적인 사정 등으로 여의치 않다면 적어도 이번 추석 조상님께 올리는 차례음식과 평소 은혜를 입은 분들에게 정을 담아 드리는 선물 정도는 그동안 말없이 고향을 지켜온 부모형제들이 땀 흘려 가꾼 친환경 우리 농산물로 준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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