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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쉽게 쉽게 말아먹는 국수가 아니다! 정성이 듬뿍 ‘송정집’

편집부 | 기사입력 2014/08/28 [16:32]

[맛집] 쉽게 쉽게 말아먹는 국수가 아니다! 정성이 듬뿍 ‘송정집’

편집부 | 입력 : 2014/08/28 [16:32]


▲ 송정집의 대표메뉴 자가제면 국수. 잡내없는 육수맛과 쌀국수 같이 부드러운 면발이 매력적이다.

 

[내외신문 부산=서유진기자] 어머니께선 상 차리기 귀찮으신 날이면 “그냥 간단하게 국수나 말아먹자” 하시며 펄펄 끓는 물에 소면 넣고 양념장과 간단한 김치 고명만 얹어 국수를 만들어 주셨다. 간단하지만 감칠맛 나는 멸치 육수 후루룩 마셔가며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지는 그 국수 맛이 얼마나 기가 막힌 지… 국수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다.

 

보통 국수라 하면 학교 앞이나, 시장통에서 책가방 메고, 손에 장바구니 들고 한 그릇 뚝딱 해 치울 수 있는 간편한 음식이 아니던가. 그래서일까 국수집은 보통 허름하고 비좁은 이미지가 있는데 또 그 허름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국수집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친근하고 서민적인 국수를 40-50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면 믿겠는가?  바로 송정에 위치한 국수집 ‘송정집’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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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 송정집 외관. 식사시간이 아닌 4시 가까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0여팀이 대기하고 있다.


송정집은 국수와, 비빔밥, 김밥, 만두 등 그 파는 메뉴만 봐서는 분식집임에 틀림없지만, 민트색 외관과 넓고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는 마치 여대생들이 즐겨 찾는 파스타 집을 연상케 한다.

송정집이 특별한 것은 인테리어뿐만이 아니다. 송접집의 면과 밥은 모두 자가제면, 자가도정 한 재료를 쓴다. 요즘 같이 건강에 관심 많고 유기농 등 몸에 좋은 식자재에 관심이 많은 때에 직접 제면하고 도정한 밀가루와 쌀은 손님들을 발걸음을 끌기에 충분하다.

때문에 평일 식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4시경에 가게를 찾아도 기본 40분 이상은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누구하나 불평하는 이 없다. 국수 한 그릇에 뭘 그렇게 유난을 떠냐고 할 수도 있지만 가게의 위치가 송정 바닷가에 있어 번호표를 받고 바닷가 한번 유유히 산책하고 오면 금방 순번이 돌아와 겸사겸사 좋았다.


이 집에서 가장 메인이자 기본메뉴인 송정 물국수. 고명으로는 숙주와 쪽파가 전부이다. 보통 김치를 올려 주거나 지단이나 단무지 등을 썰어주는 국수와는 조금 다른 느낌인데 면이 투명하고 부드러워 쌀국수가 아니냐고 묻는 이들이 많다. 육수는 멸치육수를 사용하고 숙주는 시원한 맛을 낸다.

 

특이한 것은, 김치가 배추김치가 아닌 양배추를 이용해 담근 김치라는 것. 양배추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여름철 적절히 익은 김치의 새콤함이 다소 심심할 수 있는 국수 맛에 빈자리를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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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김밥. 갓도정한 밥맛을 느낄 수 있도록 내용물을 최소화 했다.

 

보통 칼국수나, 국수를 파는 집은 그래도 면보다 밥을 먹어야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은 것 같다는 한국 사람의 기호에 맞춰 김밥을 함께 파는 경우가 많다. 송정집 역시 사이드메뉴로 김밥과 만두를 파는데 사이드 메뉴임에도 그 맛이 충실한 만두를 칭찬하는 손님이 많고, 김밥역시 다른 곳에서 파는 김밥과는 달라 새로운 느낌을 준다.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간 김밥이 아니라, 속에는 김치와 밥이 전부고 투박하게 김으로 싼 것이 전부인데 얼핏 보면 큰 충무김밥 같기도 하다. 물국수 양념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고소하니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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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곡을 갈아서 낸 메밀국수. 고소하고 담백하다. 면도 부드러워 목넘김이 좋다. 미강을 넣어먹을 수 있다


일반 국수는 물론 메밀국수도 맛 볼 수 있다. 메밀국수 역시 온메밀, 비빔메밀, 냉메밀등 종류가 많은데 걸쭉하고 고소한 들깨 메밀국수가 별미이다. 자가도정을 하는 집인 만큼 쌀을 도정하고 남은 ‘미강’을 함께 내어주는데 미강에는 각종 영양분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요리에도 넣어먹고, 화장품으로도 사용하지 않는가. 들깨 국물에 넣어먹으니 그 맛 궁합이 잘 맞다.


실내에는 수제 도자기 등을 팔기도 하며 인테리어 면에서도 주인장의 감각이 잘 돋보였던 모던 한 분위기의 국수집 ‘송정집’. 어린시절부터 늘 먹어오던 친근한 시골국수가 아닌 새로운 느낌의 국수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그리고 송정의 바닷가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이 부럽다면 부산 송정 ‘송정집’에 가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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