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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 관리대행 업체, 도덕적 해이 심각

이승재 | 기사입력 2013/06/05 [09:05]

경인운하 관리대행 업체, 도덕적 해이 심각

이승재 | 입력 : 2013/06/05 [09:05]


수자원공사가 아라뱃길 관리대행을 위해 2011년 32억원을 출자해 만든 자회사 ㈜워터웨이플러스가 설립 초기부터 방만 경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3월 기획재정부는 수자원공사가 설립을 강행한 워터웨이플러스 설립을 허가하면서 조직·인력·보수체계가 방만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감독하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현실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자원공사가 문병호의원(민주, 부평갑)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4월 설립된 워터웨이플러스는 1년도 되기 전에 정관을 고쳐 4대강사업 전체 시설물 관리·운영으로 사업내용을 확대했고, 자본금도 설립 당시 13억원에서 2012년6월 32억원으로 늘렸다.

그리고는 사업 확대를 빌미로 2011년 25명이던 직원 수를 2012년 65명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계약직 포함). 2011년3월 기재부의 설립허가 당시 워터웨이플러스의 인력계획은 33명 내외였다.

인력 확대에 이어 워터웨이플러스는 임직원 급여도 인상했다. 이 회사는 2012년12월28일 이사회를 열고 사장의 성과급을 현행 2,640만원에서 4,640만원으로, 상임이사 2명의 성과급도 1,960만원에서 3,440만원으로 두 배 가량 올렸다. 사장의 기본연봉은 1억560만원이고, 상임이사의 기본연봉은 7,840만원이며, 직원들의 성과급 지급기준도 기본월봉×(240∼260%)이던 것을 기본월봉×성과급지급율(243∼303%)로 올렸다.

이에 워터웨이플러스 측은 2011년도 결산결과 8억8백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났지만, 4대강사업 추가로 업무량이 증가했고, 직원들에 대한 성과평가를 강화하기 위해 인상했다고 밝혔다.

임직원 인사, 경비지출 내역 등을 들여다보면 도덕적 해이 의혹도 보인다. 사장, 아라뱃길본부장, 4대강본부장 등 워터웨이플러스 3명의 임원은 전원 수공 출신이다.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 때는 수자원공사 퇴직자모임인 ‘수우회’ 고위관계자의 친인척 일부가 직원으로 채용됐다고 한다.

임직원 출장내역도 의문이 많다. 워터웨이플러스 임직원들은 설립연도인 2011년 243회 출장에 3,191만원을 여비로 지출했고, 2012년에는 587회 출장에 여비로 4,448만원을 지출했다. 그런데, 출장비 상세내역을 보면, 같은 행사에 직원들이 다녀왔는데도 지급된 출장비는 제각각이다. 선지급 후기재, 선지출 후지급 사례도 보인다.

사업비 지출도 문제다. 지난 4월18일 열린 아라뱃길 어린이사생대회에서는 버스임대료 165만원, 도시락 115만원, 공연거마비 50만원, 기념메달 89만원, 시상품 41만원, 화판, 스티커, 페이스페인팅 재료 등으로 1회에 총 543만원의 경비가 지출됐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 성인용 명품 장지갑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으나, 워터웨이플러스는 관련자료 제출을 회피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워터웨이플러스는 아직 외부 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말 기재부에 매출규모 영세 등을 이유로 기타공공기관 지정유보를 요청했고, 기재부는 이 회사의 3년 평균수입이 7억4,000만원에 불과하다며 올 1월 지정유보를 결정했다. 모회사인 수공도 사업초기라는 이유로 감사를 하지 않았다.

당초 수공은 아라뱃길내 민간기관이 난립하면 통합관리가 안 된다는 이유로 워터웨이플러스 설립을 강행했다. 수공은 자회사 설립계획안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에 비해 자회사 인건비가 절감된다며, 2012년 84억원, 2013년 92억원, 2014년 100억원의 매출을 실현해 흑자와 배당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워터웨이플러스의 실제 매출액은 2011년 7억원, 2012년 59억원에 그쳤으며, 2011년 8억800만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2012년에는 3,700만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2년 매출액을 보면 정부나 수공으로부터 받은 대행사업이 57억8100만원으로 대부분이고, 워터웨이플러스 직영사업 매출은 1억7,600만원에 불과했다. 정부나 수공이 워터웨이플러스를 먹여 살리는 셈이다.

이에 문병호의원은 “경인운하와 4대강사업으로 10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고 있는 수공이 관련 시설물 관리를 핑계로 자회사를 설립해 예산낭비와 도덕적 해이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워터웨이플러스를 조속히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해서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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