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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등 페이퍼컴퍼니 파장 눈덩이

이승재 | 기사입력 2013/05/31 [05:41]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등 페이퍼컴퍼니 파장 눈덩이

이승재 | 입력 : 2013/05/31 [05:41]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등 국내 4대 재벌그룹 오너와 전·현직 임직원 7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 기업)를 세우거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국내법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 이른바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남몰래 탈세를 하려한 구체적 정황증거가 나온 상황이어서 향후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특히 국세청이 지난 22일 뉴스타파가 1차로 공개한 페이퍼컴퍼니 설립자에 대한 역외탈세 혐의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민의 자발적 후원으로 제작되는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27일 보도자료를 내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등 7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및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조용민 전 한진해운 홀딩스 대표이사,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 전 SK증권 대표이사 부회장과 그의 부인,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 등이 2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은영 회장과 조용민 전 대표이사는 지난 2008년 10월2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와이드 게이트 그룹(WIDE GATE GROUP LINITED)'이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등기이사는 조용민 전 대표이사이고 주주는 조 전 대표이사와 최은영 회장이다.

이 페이퍼컴퍼니의 발행 주식은 5만주인데, 특이한 것은 최 회장이 90%인 4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머지 10%는 조 전 대표이사가 모두 갖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역사 황용득 사장도 지난 1996년 2월19일 쿡아일랜드에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Five Star Aku Trust)'란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 이 회사 역시 특이하게도 황 사장 본인이 신탁 설정자, 보호자, 수익자로 설정돼 있다.

황 사장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직후인 1996년 3월1일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 연결회사인 '파이브 스타 아쿠 리미티드'는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시 카피올라니 대로에 위치한 한 아파트를 매입했다.

이 연결회사는 이듬해 8월 아파트 한 채를 더 사들인 후 2002년 6월2일 한화그룹 일본현지 법인인 한화재팬에 매각했다.

뉴스타파는 "황 사장과 한화그룹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한 확인요청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가 오늘(27) 말을 바꿔 한화그룹 일본현지 법인인 한화재팬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조민호 전 SK증권 대표이사 부회장도 지난 1996년 1월15일 버진아일랜드에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Crossbrook Inc.)'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조 전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등재된 이 회사의 서류상 발행 주식은 1주다. 조 전 부회장의 부인은 2003년 10월20일 익명주주로부터 해당 주식을 취득했다.

또한 대우그룹 전 해외지사장과 전 임원도 페이퍼컴퍼니와 연관돼 있었다.

이덕규 전 대우 인터내셔널 이사는 지난 2005년 7월18일 버진아일랜드에 '콘투어 퍼시픽(CONTOUR PACIFIC LIMITED)'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이 전 이사는 콘투어 퍼시픽의 단독 등기이사 겸 주주로 등록됐다. 서류상 발행 총 주식은 역시 1주다.

이 전 이사는 뉴스타파의 확인 요청에 대해 "종합상사의 특성상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일이 본부장 단독으로 결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를 부인하며 회사와 절대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의 경우는 2007년 4월18일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SUN WAVE MANAGEMENT LIMITED)'의 주주로 등록됐다.

유 전 사장은 "벤처 캐퍼털 투자를 위해 6만 달러를 투자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뉴스타파는 지난 22일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힌바 있다.

뉴스타파는 1차 명단 발표에서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조욱래 DSDL 회장과 그의 아들 등이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의 한국 파트너로 참여해 몇 주간 공동취재를 해왔다.

한국인 명단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해주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 넷(PTN)'과 '커먼웰스 트러스트(CTL)' 내부 자료에 담긴 13만여 명의 고객 명단과 12만2000여개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정보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앞으로 뉴스타파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본인 확인 작업을 거쳐 순차적으로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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