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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서민 뮤지컬 “빨래” 2,000회 공연: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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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서민 뮤지컬 “빨래” 2,000회 공연

윤준식 | 기사입력 2012/11/13 [00:52]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서민 뮤지컬 “빨래” 2,000회 공연

윤준식 | 입력 : 2012/11/13 [00:52]


11월 11일, 몽골 청년 솔롱고역으로 日 노지마 나오토 열연관객들로 가득한 소극장. 공연이 시작되자, 관람석 뒤쪽에서 우당탕하는 소리가 들리며 주인공인 27살 강원도 처녀 ‘서나영’이 등장한다.소극장 창작뮤지컬 “빨래”는 극의 배경이 되는 작은 달동네와 같은 느낌이 가득하다. 배우들은 무대와 객석을 오가며 춤과 노래를 통해 관객과 교감한다. 함께 울고 웃으며 흥겨운 음악에 박수치다보면 어느새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없어지고, 정감이 넘치는 이웃이 되게 한다.
서점 직원인 ‘나영’은 옥상에서 빨래를 널다 몽골 청년 ‘솔롱고’를 만나며 사랑을 키워간다. 이웃들의 삶 또한 기구하다. 결혼에 실패한 희정 엄마와 동거남 구씨, 40살이 넘도록 중증장애로 바깥을 나가지 못하는 딸 두리를 숨기고 살아가는 주인집 할머니, 불법체류중인 외국인 노동자 등 하루하루를 겨우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들과 달동네 서민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나타난다.


2,000회 롱런, 라이센스 뮤지컬 해외진출의 이유는 콘텐츠의 우수성 때문국내 소극장 뮤지컬의 생존률은 매우 저조하다. “빨래”도 초연에서는 2명의 관객으로 시작했을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빨래”의 경우,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사회적 문제를 소재를 다루었지만, 이것을 풍자와 해학이 담긴 스토리 전개로 풀어내었다.?극 속에는 청년실업과 부당해고, 외국인 노동자 차별, 장애인 문제, 양극화와 도시빈민 등의 무거운 소재가 담겨있지만, 촌철살인을 방불케하는 유쾌한 대사와 배우들의 순발력있는 연기는 이런 무거운 이야기들을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특히 ‘빨래’라고 하는 아이콘은 “삶”이라고 하는 것을 공감각적으로 느끼게 한다. 극의 후반부에서 주인집 할머니, 희정 엄마, 나영이 빨래를 통해 소통하는 장면은 세대를 넘어선 “삶”의 연속과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무대 또한 역동적인 극의 진행이 가능한 장치로 가득하다. 서울의 달동네를 연상케하는 미술, 세트와 소품, 애드립을 가미한 배우들의 다양한 변신과 퍼포먼스 등, 소극장뮤지컬이지만 2시간을 넘는 공연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뮤지컬 넘버들도 관객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듣기에 쉽고 간결한 멜로디와 쉬운 가사이지만, ‘인생’과 ‘사랑’에 대한 깊은 생각과 성찰로 이어진다. 그리고 한곡쯤은 따로 연습해서 특별한 날 불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이런 콘텐츠 자체의 우수성이 스타마케팅 없이도 2,000회를 끌고온 동력이 되었고, 외국인 관객을 대학로의 소극장으로 불러들인 능력 되었다. 일본 진출도 “빨래”라는 우리말 제목으로 된 라이센스 뮤지컬이 가능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11월 11일 공연에 일본의 ‘노지마 나오토’가 솔롱고로 함께 출연특별히 2,000회 공연의 마지막인 11월 11일 공연에서는 일본 공연시 솔롱고 역을 맡았던 ‘노지마 나오토’씨가 우리말로 솔롱고를 연기했다. 이미 일본 공연에서 솔롱고 역을 소화한 데다 10월 11일 있었던 공개오디션을 치루는 등, 한국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아서 다소 부정확한 발음의 외국인 배우의 출연이 오히려 극의 리얼리티를 살려주었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노지마 나오토’씨는 일본의 ‘극단 사계’ 출신으로 뮤지컬 ‘레 미제라블’ 마리우스 역을 맡은 실력파 배우다. 실제로 이날 공연에는 ‘노지마 나오토’씨의 일본팬들이 객석을 채우기도 했다.일본 배우가 우리말 대사로, 한국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000회 기념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추민주 연출은 ‘노지마 나오토’씨가 ‘한국 배우들과 교류하며 심적인 교감을 많이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월 도쿄 미츠코시 극장과 오사카 산케이홀 브리제에서 시작된 일본 공연은 당시 대지진으로 고통을 겪던 일본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었다. 서울의 달동네 서민들의 정을 나누는 일상이 일본인들에게 공감을 얻은 것이다. 서울살이를 궁금해하는 일본 관객들, 빨래를 하며 서로를 보듬으며 나누는 정, 무대에서의 생동감과 라이브한 연기가 5월과 8월의 재상연으로 이어졌다.이제는 “빨래”를 보기 위해 일본관객들이 대학로를 찾고 있으며, 2014년부터는 일본 전국을 대상으로 한 장기투어가 준비되고 있다. 독도문제로 한-일간의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문화콘텐츠를 통한 민간교류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중고교 교과서 등재 등 성공한 뮤지컬이지만 소극장 컨셉을 지켜갈 터
추민주 연출에 따르면, 중학교 국어교과서와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빨래”의 한 장면이 등재되면서 단체관람 수요가 있지만 가급적 소극장 컨셉을 이어갈 예정이다. 내년 3월부터는 270석 규모의 중극장으로 옮겨가지만, ‘“빨래”는 관객과 가깝게 만나는 것을 추구하고 있고 관객과 소통하는 지점이 많기 때문에 소극장에서 찐하게 오랫동안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2,000회 공연을 넘긴 뮤지컬 “빨래”는 11월 14일부터 3월 3일까지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12차 공연을 이어간다. 2,000회를 맞이하며 서민들의 애환을 통한 소통과 치유의 메시지가 한류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면, 3,000회를 맞이할 때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명랑씨어터 수박: 02-928-3362 / www.mtsoobak.com[내외신문 윤준식 기자 / yjs@naewa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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