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중동 지역에서 크고 작은 분쟁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보기에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중동 내부에서는 잠재적인 위기와 두려움이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동 국가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전쟁이나 외부의 군사적 충돌보다 경제적 불안정과 내적 분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중동이 침묵하는 이유에 대해 박현도 교수는 훨씬 복잡한 내적 갈등과 경제적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며, 그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내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파괴적 변화로 꼽았다.   (사진=유투브 신사임당 화면 캡쳐)

중동 국가들은 오랫동안 석유에 의존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 유가의 변동성과 글로벌 경제의 전환이 이러한 의존도를 크게 흔들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주요 석유 수출국들은 석유의 비중을 줄이고 경제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경제적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비전 2030과 같은 국가 전략은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이지만, 중동 국가들은 여전히 석유 가격의 급락과 자원의 고갈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다.

중동은 복잡한 종교적, 민족적 갈등을 겪고 있는 지역으로, 이러한 분열이 언제든지 심각한 내부 갈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종파적 대립은 중동의 정치적 긴장감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박현도 교수는 "중동 내부의 종파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큰 문제로, 이는 외부의 군사적 충돌보다 중동 국가들이 더욱 두려워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중동의 침묵이 의미하는 것

외부에서 볼 때 중동의 전쟁 소식이 적고, 상대적으로 '조용해 보이는' 이유는 그들이 오히려 내부의 긴장과 불안정성을 조용히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경제 문제, 정치적 불안정, 그리고 국제적 관계의 불확실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중동 국가들로 하여금 침묵을 유지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들은 전쟁과 갈등보다 이러한 내부 문제들이 국가의 존속에 훨씬 더 위협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외교적 고립에 대한 두려움

중동 국가들은 또한 외교적 고립을 두려워한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변화,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 그리고 주변국과의 관계 변화는 중동이 세계 무대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끊임없이 재조정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외교적 고립과 정치적 영향력의 감소가 국가들에 큰 두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란의 핵 개발 문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외 정책은 중동 국가들이 직면한 외교적 위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중동의 침묵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내적 갈등과 경제적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며, 그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내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파괴적 변화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