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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지구의 축이 흔들린다.... 자북점 이동과 그 파급 효과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온화한 미래, 러시아의 혹한
북극해 해빙: 항로 개방과 지정학적 판도 변화
해수면 상승과 전 세계 저지대 국가들의 위험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4/09/16 [11:14]

[기후위기] 지구의 축이 흔들린다.... 자북점 이동과 그 파급 효과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온화한 미래, 러시아의 혹한
북극해 해빙: 항로 개방과 지정학적 판도 변화
해수면 상승과 전 세계 저지대 국가들의 위험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4/09/16 [11:14]

최근 지구 자전축과 북극점의 이동 현상이 주목받고 있다. 2024년 6월 28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구의 자전축이 변화하고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으며, 이 현상은 기후 변화, 빙하 해빙, 온실가스 증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이 연구는 특히 자북점의 빠른 이동이 지구의 물리적, 기후적 변화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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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수십 년 동안 급격히 시베리아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영국 BBC는 2000년대 이후 자북점이 빠른 속도로 캐나다 북부에서 러시아, 시베리아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자북점은 고정된 지점이 아니며, 지구 내부 핵의 액체 금속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유투브 화면 캡쳬)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극을 생각할 때 북극해 중심에 있는 지점을 상상한다. 그러나 자북점, 즉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은 실제로 캐나다 북부에 위치해 있었으며, 최근 수십 년 동안 급격히 시베리아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영국 BBC는 2000년대 이후 자북점이 빠른 속도로 캐나다 북부에서 러시아, 시베리아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자북점은 고정된 지점이 아니며, 지구 내부 핵의 액체 금속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19세기부터 관측된 이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과학자들은 자북점 이동이 지구의 자전축 변화와도 연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위성 데이터를 통해 추적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기후적인 변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자북점 이동이 가져올 기후적 변화

 

자북점이 빠르게 시베리아 쪽으로 이동하면서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방은 지금보다 훨씬 추운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 있다. 반면 북극해의 빙하가 녹아 항로가 개방되면 새로운 교통로가 열리며, 알래스카와 캐나다 같은 고위도 지역의 기후는 온화해져 인간이 거주하기에 더욱 적합한 환경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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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의 빙하가 녹는 것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럽과 러시아 등 고위도 국가들은 보다 추운 기후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은 북대서양 해류 덕분에 현재까지는 한반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해류의 흐름이 변화하게 된다면 상상 이상의 한파가 들이닥칠 가능성이 있다. 멕시코만에서부터 따뜻한 해류가 유럽 대륙을 덮어주던 현상이 사라질 경우, 유럽은 시베리아와 비슷한 기후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지정학적 변화: 북극항로의 개방과 자원 경쟁

 

자북점의 이동과 빙하 해빙은 기후적 변화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인 변화도 초래할 수 있다. 북극해의 항로가 열리면,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북미를 잇는 새로운 무역로가 등장하게 된다. 이는 중동을 경유하는 남방 항로의 중요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북극 주변 국가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러시아와 캐나다, 미국은 북극해의 자원과 항로를 두고 전략적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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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c 유투브 화면 캡쳐)    

 

미국의 알래스카는 이러한 변화의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알래스카의 놈 항구를 심해 항구로 개발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는 아시아와 북미를 연결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또한 캐나다는 북극해의 변화에 따라 인구 확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100년까지 인구를 1억 명으로 늘리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캐나다의 기후가 온화해짐에 따라 거주 가능 지역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미칠 영향

 

자북점 이동과 북극해 항로의 개방은 동아시아 지역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동해 바다는 새로운 북극 항로와 연결되는 중요한 해양 무역로로 부상할 수 있다. 대한해협은 싱가포르와 말라카 해협을 대체하는 새로운 무역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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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민간 기후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이 전세계 해안 저지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시물레이션 가운데 한국 수도권의 2050년 해수면 상승 예상도. 기후변화의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강화도, 김포시, 고양시, 서울시 서남부, 부천시, 인천시, 영종도 등의 저지대

 

반면 중국의 경우,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 있다. 중국은 북극 항로와 직접 연결되는 항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동해로의 진출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간의 협력 강화가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중국이 블라디보스토크와 같은 러시아 연안 지역으로의 진출을 확대하려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는 미국, 한국, 일본 등 북태평양 국가들이 이러한 중국의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게 만들 수 있다.

 

 

해수면 상승과 환경적 변화

 

자북점 이동과 빙하 해빙이 가져올 또 다른 문제는 해수면 상승이다. 해수면이 상승하게 되면 전 세계의 많은 저지대가 침수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해안 지역에 대도시가 밀집해 있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발전된 대도시들은 대부분 해발 0미터에 가까운 저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이들 지역이 침수될 경우 경제적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이러한 해수면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대규모 방제시설을 건설해야 하는데, 이는 엄청난 국비가 투입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한반도 역시 해수면 상승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서해 바다의 면적이 넓어지며,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겨울철에는 더 따뜻해지고 여름철에는 더 시원한 기후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동해 바다의 찬 바다 역시 여름철 기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한반도의 기후는 서안 해양성 기후로 변모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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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CC <제6차 기후변화 종합보고서>는 기후 위기를 초래한 책임이 적은 나라들이 오히려 기후 위기에 매우 취약한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슬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기후변화의 책임이 큰 선진국들의 ‘기후정의’가 올바로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 자전축의 변화와 자북점의 이동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기후, 경제, 지정학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극해의 빙하가 녹아 새로운 항로가 개방되고, 자원이 노출되면 전 세계는 새로운 지정학적 경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고위도 지역은 더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일부 지역은 극한의 기후를 맞이할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구 전체의 미래를 바꿀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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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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