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미소금융 '인기'에 저축은행은 '비상'

김가희 | 기사입력 2009/12/25 [11:57]

미소금융 '인기'에 저축은행은 '비상'

김가희 | 입력 : 2009/12/25 [11:57]


?하나은행과 LG그룹이 운영하는 미소금융재단

저소득·저신용층에게 소액대출을 실시하는 미소금융재단이 잇따라 문을 열자 저축은행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소금융 지원대상이 저축은행의 주고객층과 상당부분 겹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비상걸린 저축은행=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소금융재단이 출범한 후 모두 10개 지점이 설치됐다. 전날까지 지점을 방문한 고객수는 3600명을 넘어섰다. 지점당 300~400명이 몰린 것.

저축은행들은 무엇보다 고객들이 대거 미소금융으로 이동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미소금융재단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만 지원하는데 채무가 1000만원 이상이고 보유재산 대비 부채비율이 50% 이상인 경우 대출을 받지 못한다. 이 요건에 해당하는 '우량' 저신용자들이 5000만원까지 최고 연 4.5%의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미소금융재단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저축은행들의 걱정이다.

신용이 상대적으로 우량한 이들을 미소금융재단이 흡수하면 대출과 동시에 추심 걱정을 해야 한다는 불안감도 적잖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담보는 부족하지만 신용도나 납입능력, 사업성이 양호한 고객들이 저축은행의 주요고객이었다"면서 "미소금융재단의 지원대상이 대부분 저축은행의 주고객들"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미소금융재단처럼 무담보로 빌려준 대출금도 6400억원에 달하고 그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였다"며 "내년부터 증가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과 미소금융재단의 무대가 겹칠 여지도 있다. 재단에선 내년 5월까지 지역별로 지점 20~30곳을 세우고 이후 지점수를 200~30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규모는 전국적으로 362개 지점(출장소 포함)을 둔 저축은행에 뒤지지 않는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