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당진경찰서,학교폭력, 그 사회적 위험성에 대한 고찰

강봉조 | 기사입력 2015/12/08 [16:28]

당진경찰서,학교폭력, 그 사회적 위험성에 대한 고찰

강봉조 | 입력 : 2015/12/08 [16:28]


(당진경찰서 생활질서계 계장 김택중)

 

전국적으로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는 이젠 더 이상 수수방관할 문제가 아니다. 또한 이로 인해 살인과 자살, 정신병을 앓은 등 그 폐해가 심각한 상태다.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학교’와‘폭력’이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로, 학교와 연관된 폭력을 지칭한다. 학교는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닌 '교육기관'을 의미하고, 그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물리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폭력을 말한다.

폭력에는 신체에 대한 물리적으로 가한 폭력뿐만 아니라 심한 욕설이나 모욕 등 심리적인 폭력도 포함된다. 심리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에 비해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학교폭력은 학생들 사이에서 일상생활의 일부처럼 양적으로 만연되어 있는 것도 문제지만 그 질적인 특성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일반적인 특성은 가정폭력이나 군대폭력과 유사하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이 길어 폭력의 반복성 때문에 피해자는 항상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때 피해자는 폭력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피해자의 행동에 관계없이 가해자의 의도 혹은 기분에 따라 폭력이 행사되는 경향이 짙어 가정폭력은 가출할 때까지, 군대폭력은 제대할 때까지, 학교폭력은 졸업할 때까지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문제는 계속되는 폭력에 장기간 시달릴 경우 피해자가 폭력에 둔감해 지고 여러 정신병리학적인 이상증세 수반과 사회적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한마디로 인간을 총체적으로 피폐화시키는 것이며 인간 존엄성을 근본적으로 말살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폭력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비록 피해자였어도, 학습효과를 초래한다. 중학교 시절에는 피해자였던 학생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중학생을 괴롭히는 가해자가 될 수 있는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가해자의 유형은 대체로 ▲지능이 낮다 ▲학교 공부를 못한다 ▲결손가정에 많다 ▲폭력 영상물을 많이 본다 ▲나쁜 친구와 어울린다 ▲돈 씀씀이가 헤프다 ▲정서 자제력이 약하고 충동적이다 ▲피해학생이 가해자로 발전된다 등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특징들이 가해자를 설명하는 필요충분조건이 된다는 확실한 결론은 없다. ‘지능이 낮은 학생이 모두 가해자가 되었다’는 증거도 없고, ‘가해자가 모두 지능이 낮았다’는 증거도 없다.

반대로 피해자의 유형은 ▲몸이 허약하다 ▲신체적으로 남다른 특징이 있다 ▲말을 더듬는 등 언어상에 특징이 있다 ▲건방진 모습을 보이는 등 남을 화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대인관계가 원만치 않다 ▲전학자 중에 많다 ▲용기가 부족한 사람이 많다 등의 학생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역시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뿐이지 피해자의 공통된 특징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학교폭력을 다루는 교사를 포함한 어떤 전문가도, 이론의 틀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당면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가해자나 피해자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훌륭한 사람으로 성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애정을 갖고 다루어야 한다.

학교폭력은 어제 어디서나 모든 학생에게 일어날 수 있는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다. 사회 전방위적인 관심과 주의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따라서 학교나 지역사회의 분위기를 폭력 예방환경으로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야말로 학교폭력 예방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폭력 예방환경이란 가해자가 폭력을 휘두를 엄두가 나지 않도록 하는 집단압력이 존재하는 학교나 지역사회의 분위기를 말한다. 이런 분위기의 형성과 정착에 가장 중요한 개념이 신고활동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신고가 활성화되면 가해자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위태로워지며 가해 의도와 행동이 줄어든다. 신고의 활성화는 과거의 폭력, 현재 진행중인 폭력, 미래의 폭력 모두를 한꺼번에 제어할 수 있는 효과를 지닌다.

즉 신고를 통해서 폭력을 휘두르고 잠적해 있는 가해자를 찾아낼 수 있고, 현재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해자를 즉각적으로 제지시킬 수 있으며, 예비 가해자에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고의 활성화를 위한 체제구축으로 그 해답은 바로 피해학생이나 그 친구 또는 제3의 목격자가 학교폭력이 발생하였을 때 학교, 부모, 경찰, 검찰 및 전문 민간기구에 제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피해 당사자에 의한 직접적인 신고율은 25% 내외에 불과해 학교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지역민 모두가 피해학생과 그 친구들이 ‘신고하는 용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그들을 격려ㆍ고무시키는 활동을 해야 한다.

피해학생들이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분위기, 결국 학교폭력을 휘두르는 세력을 견제하고, 이에 맞서 싸울 선한 학생들의 힘을 북돋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학교폭력의 신고를 활성화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폭력 예방환경의 조성을 위해서는 교사,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 경찰, 검찰, 시민단체들의 유기적인 네트워킹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학교폭력이란 성장하는 학생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사소한 폭력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매우 심각한 폭력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해결될 수 없다. ‘아이들이야 서로 싸우면서 크는 것 아닌가  왜 이런문제를 침소봉대하여 사회 문제화 하는가’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러나 폭력이란 문명에 대한 야만적인 행위며, 이러한 폭력에 대한 태도는 어릴 때 형성될 뿐 아니라 폭력을 주고받는 가운데서 폭력에 둔감한 태도가 형성되고 급기야는 제도적인 폭력으로 발전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