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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싱크탱크에 與野 민감반응

이승재 | 기사입력 2013/05/24 [07:53]

안철수 싱크탱크에 與野 민감반응

이승재 | 입력 : 2013/05/24 [07:53]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설립을 선언한 가운데 여야가 23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싱크탱크 설립의 파장을 평가절하하는 반면 민주당은 안 의원과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이날 오전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 통화에서 "정치는 네트워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간절한 필요들을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네트워크가 이뤄지냐 안 이뤄지냐 보다 정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국민의 요청과 필요들을 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며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적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당 홍문종 신임사무총장도 안 의원을 '아이돌'에 비유하며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홍 사무총장은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통화에서 "아이돌이라는 게 인기가 있을 때는 아무도 말릴 수 없지만 물거품처럼 인기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출신 고승덕 전 의원도 최근 시민단체 '국민사랑의회'와 인터뷰에서 "안철수 신당 창당 과정은 정말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며 "대선과정 직전까지 안 의원은 제3의 대안으로서 모습을 보여줬지만 대선과정을 지나면서 새누리당 쪽과는 상당히 거리가 생기고 민주당과 합치느냐 마느냐만 남은 것처럼 변했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축하인사를 하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못했다. 싱크탱크가 결국 신당 창당을 위한 발판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새 정치를 하자는 데 토를 달거나 이론을 제기할 수는 없다. 그건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라며 "안 의원도 열심히 해서 우리 역사와 정치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민주당과 안 의원 세력이 만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멀지만 길은 항상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안 의원 싱크탱크 설립은)야권이라는 시장에서 서로 경쟁에 들어간다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같은 당 조경태 최고위원도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과 통화에서 "(안 의원 싱크탱크)출범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야권이 통합하고 함께 가는 협력의 관계로 가져가야 옳지 않겠냐. 그것이 지금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의 한 모습"이라고 뼈 있는 충고를 했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 통화에서 "(싱크탱크 이사장을 맡은)최장집 교수의 경우 평소에 늘 정당 중심의 정치가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던 분이다. 그런 분이 이사장으로 가신 것을 보면 어쨌든 정당을 창당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안 의원의 의도를 분석했다.
한 민주당 인사도 "최 교수는 시민참여정치나 팬덤 현상, 개인 인기영합주의에 회의적인 학자이자 정당정치를 강조해온 분이니까 신당 창당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본다"며 "안철수 현상이 박찬종 바람처럼 꺼지지 않고 정치권에서 순기능을 한다면 최 교수가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견해를 밝혔다.
정치 전문가들은 엇갈린 평을 내놨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답답해하는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만한 그런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기존 정치권의 반감이나 무능력에 대한 반사이익만 보려고 해서는 즉시 실패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진보논객 동양대 진중권 교수는 트위터에서 "최장집 교수의 지론은 정당정치 강화론인 반면 안철수는 기존의 정당정치를 비판하며 무당파의 포지션을 취해 왔다"며 "제 생각에 논리적으로 두 입장이 하나가 될 유일한 방법은 기존의 정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민주당과 새누리당 지지자들 중에서 충성도가 떨어지는 사람들, 말하자면 마지못해 두 정당을 지지해왔던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며 "3분의 2는 민주당 지지자, 3분의 1은 새누리 지지자 정도의 비율이 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최장집 교수님은 굉장히 진보 인사들인 반면 안 의원이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의원들이 전부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긴 사람들"이라며 "싱크탱크와 같이 가는 사람들 간 이념적 차이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당을 꾸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색깔을 맞춰야 돌아간다.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한편 안 의원 측은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성우빌딩에서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 공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은 다음주 중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앞으로 안 의원은 최장집 이사장과 장하성 소장을 수시로 만나 정책네트워크 내일 관련 사항을 점검할 계획이다. 첫 행사는 다음달 중 열릴 창립기념 컨퍼런스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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