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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개성공단 긴급지원 '헛물'

이승재 | 기사입력 2013/05/23 [06:59]

정부·지자체 개성공단 긴급지원 '헛물'

이승재 | 입력 : 2013/05/23 [06:59]


"지원액이 3700억원이라고 하는데 각종 담보로 대출이 실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채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 8층 간담회장에서 진행된 개성공단업체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 소재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은 한 목소리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10주년을 맞은 개성공단이 '폐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면서 이곳에 입주했던 기업들이 자금 경색으로 파산 직전의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서울시와 입주기업 대표들의 말에 따르면 현재 입주기업들의 피해규모는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묶여 있는 완제품 등을 포함해 총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입주기업 대표는 "지원액을 거저 주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대출을 받으러 가면 각종 담보 등의 문제로 실제 대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체당 한도 10억이면 한 달 정도 버틸 수 있는데 그것도 기존 대출이 있으면 삭감하는 상황"이라며 "더는 사채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법정관리 직전 상황에 내몰렸다"고 전했다.

서울 소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총 49개다. 이 중 80%는 섬유기업이다. 이들에게는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문제와 더불어 공단에서 가져오지 못한 완제품을 처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또 다른 입주기업 대표는 "옷이라는 게 계절상품이기 때문에 계절이 지나면 100% 제고가 돼 땡처리해야 한다"면서 "개성공단에 묶여 있는 완제품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00억원에 달한다"며 하루빨리 해결해 줄 것을 완곡히 부탁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경영상의 손실과 함께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대한 서운함도 숨기지 않았다.

"1000억원으로 핵 개발을 시켜줬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운을 뗀 또 한 명의 입주기업 대표는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의 남측 관리자와 북측 근로자들은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지 정치적인 얘기를 하지 않았다"며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이 엄청난 통일비용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칭찬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도 '니들이 리스크를 쓴 것 아니냐','누가 어려울 때 진출하라든' 등의 얘기를 한다"며 "남북 근로자가 화합으로 일하다 불똥을 맞은 만큼 이번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끔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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