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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열 靑비서실장, 대국민사과 나선 이유는?

이승재 | 기사입력 2013/05/13 [07:01]

허태열 靑비서실장, 대국민사과 나선 이유는?

이승재 | 입력 : 2013/05/13 [07:01]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빚어진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급기야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대국민사과를 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가 귀국종용 및 보고지연 논란 등으로 불똥이 튀면서 청와대의 대처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허 실장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12일 직접 대국민사과에 나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문 사태와 관련해“국민 여러분께서 심히 마음 상하신 점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무조건 잘못된 일”이라며“저를 포함해 누구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허 실장이 대국민사과를 내놓은 것은 이번 사태로 인해 윤 전 대변인이 경질된 뒤 사흘만의 일이다. 이번 파문이 이미 커질 대로 커져있던 방미 수행단 귀국일인 지난 10일 뒤로 이틀이 더 지난 상황에서 나왔다.
당초 청와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남기 홍보수석 차원에서 대응해왔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당일인 지난 10일 밤 이 수석은“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한 차례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사과 발표는 윤 전 대변이 소속돼있던 홍보수석실을 지휘하는 이 수석 개인 명의로 된 사과문이었지 청와대의 공식 입장 발표가 아니었다.
더욱이 이 수석은“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박 대통령도 사과를 받는 대상으로 포함시켜‘박 대통령은 사과받을 입장이 아니다’라는 야권의 비난을 사는 등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뒤 성추문 사태와는 별도로 이 수석의 귀국 종용 여부에 대한 진실공방으로 또다른 논란이 생기고 있는 국면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 발생 당시 이 수석이 곧바로 보고해야 할 사안임에도 일정상의 이유로 박 대통령에게 하루 이상 시간이 흐른 뒤에야 보고를 했다는 점과 관련, 청와대 참모들이 적절히 대응했는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 수석 개인의 사과로 이번 사태가 무마되지 않고 오히려 비난여론이 확산되는 역풍이 불자 허 실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사과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를 통해 더 이상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논란이 박 대통령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태의 위중함을 고려한 탓인지 허 실장은 기자들에게 종이에 인쇄해 배포한 대국민사과문에 추가돼있지 않던 이 수석의 사의 표명 사실을 사과문 발표시 추가로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새 정부 인사참사 때 허 실장이 내놓은 사과문과는 다른 점도 대비되는 부분이다. 당시 김행 대변인이 대독한 브리핑을 통해 허 실장은 단 2문장의 사과문을 내놨지만 이날 허 실장은 무려 19문장에 이르는 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사죄·죄송 등의 표현이 들어간 내용도 5문장에 등장했다.
그러나 허 실장의 대국민사과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는 비판여론 등이 잠잠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권은 이날도 박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참모진 사퇴, 진상조사 청문회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불통인사를 강행한 책임을 느끼고 인사실패의 재발을 막기 위한 엄중한 자기검증 차원에서라도 국민에게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들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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