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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석<콩트인고야?>-5성급 호텔에서: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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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석<콩트인고야?>-5성급 호텔에서

10/22-5성급 호텔에서

최병석 | 기사입력 2022/10/22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5성급 호텔에서

10/22-5성급 호텔에서

최병석 | 입력 : 2022/10/22 [01:01]

주변이 온통 가을 가을하다.

이 맘때면 늘상 그랬다.

말은 살찌고 하늘은 높다.

그 말대로 하늘은 분명 높아졌다.

어제까지만해도 손에 잡힐듯 하던 구름이 생각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서 손을 흔들어 댄다.

그 손짓의 의미는 뭘까?

내가 이렇게 높이 있으니 언능 살찌우고 키를 키워서 날 잡아봐라..모 이런뜻?

이제서야 천고마비의 뜻을 알게 되는건가?

아차 싶어서 주변의 살찐 말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살찐 말들은 커녕 빌빌한 말들조차 보이질 않는다.

결국 말이 살찐다는 사자성어는 반만 맞는 말이겠다.

그런데 그 말을 고쳐야 맞는 말이 되어 버렸다.

인정씨의 남편 식탐씨를 보니 그렇다는 얘기다.

천고인비

식탐씨는 뭐든 잘 먹어댄다.

아침이나 점심 혹은 저녁은 물론이고 아무때나 먹는 일을 만나면 활짝 인상이 펴지는 식탐씨다.

며칠전이다.

초등학교 다니는 꼬맹이 친구들 학부모 모임이 있었다.

아무래도 젊은 부부들 모임인지라 양보다는 질을 따지는 경우의 수였다.

일식 횟집에서의 식탐씨 때문에 인정씨는 난감했고 쪽팔려 미치는 줄 알았다.

젊은 부부들끼리 모였고 고상한 수다를 떨어대며 혹시라도 밉 보일까봐 이쁜 비주얼로

플레이팅된 회 한점 먹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인데 식탐씨의 젓가락이 요절을 내고야 만 것이다.

인정씨가 그렇게 눈치를 줘도 안되고 심지어 옆구리를 찔러대도 그 때뿐이었다.

결국 사단이 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싸우고 또 싸웠다.

이놈의 남정네가 도무지 눈치라고는 없는 양반인가?

차가운 기운이 온 집안을 감싼다.

인정씨는 곰곰 생각해보았다.

하나밖에 없는 남편이고 다른것도 아닌 먹는걸로 잔소리를 했고 그것 때문에 집안 분위기를

망치다니..맘이 아팠다.

우리 식탐씨를 살려내야 한다.

인정씨는 남편에게 맛있는 기쁨을 서프라이즈로 주기로 했다.

빈약한 재정상태를 박박 긁어모아 서울하고도 한복판에 있는 5성급호텔 저녁뷔페를 예약했다.

그리고 혼자 흐뭇해 했다.

"여보양,나 당신하고 어디 갈 일이 생겼으니 명동 거기 우리 자주가던 카페 있지 거기서

저녁6시에 만나용"

영문을 모르는 식탐씨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전화를 끊는다.

시간은 현재시간 오후3시다.

때가 때이니 만큼 출출한 오후다.

웬일로 부장꼰대가 사다리를 타자고한다.

그것도 치킨과 피자가 걸린 제법 풍성한 사다리였다.

식탐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4번을 픽했다.

늘상 재수 없는 4번 이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요리조리 사다리는 공짜로 치달려 식탐씨는 그 맛난 치킨과 피자를 브레이크없이 흡입할 수

있었다.

턱밑까지 차오른 식욕이 얼굴표정에 깊숙히 관여한 채로 저녁6시 약속장소로 향했다.

그리고는 비장한 인정씨의 서프라이즈 뚜껑을 열기위해 카페를 나왔다.

"여보양,나 자기를 위해 요 앞 호텔뷔페 예약했어..그동안 벼르던 스테이크며 갈비랑 대게랑

생선회..원없이 맘껏 먹어두 돼 어때,신나쥐?"

"6시 예약손님들 이쪽으로 오세요"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식탐씨네 가족도 자리에 앉았다.

이제 먹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식탐씨의 표정이 밝지 않다.

그 비싼 호텔뷔페를 그저 그런 깔짝거림으로 접하고 있는 남편을 보니 인정씨는 화가 났다.

"여봇..이게 얼마짜린 줄 알기나 하는겨?"

이미 식욕이 머리끝까지 올라있는 식탐씨가 한 마디 했다.

"여보,나 더이상 못 먹겠어! 배 터질라 해.."

"이럴거라고 언질이라도 주었어야지..."

▲ 호텔이면 다 능사가 아닌거쥬?




원본 기사 보기:강원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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