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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개항장의 수출화가, 기산 김준근’ 개최

- 부산박물관 2022년 제3회 신수유물 소개전 -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2/10/17 [09:17]

[부산] ‘개항장의 수출화가, 기산 김준근’ 개최

- 부산박물관 2022년 제3회 신수유물 소개전 -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2/10/17 [09:17]

 

 

부산박물관은 오는 10월 18일부터 2023년 2월 12일까지 김홍도, 신윤복과 더불어 조선의 3대 풍속화가로 평가받고 있는 기산 김준근의 새로운 작품 세계를살펴볼 수 있는「개항장의 수출화가, 기산 김준근」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기산(箕山)김준근(金俊根)은 19세기 말 부산(초량), 원산, 인천 등 개항장에서 서양인들에게 조선의 풍속화를 그려 판매했던 화가로 유명하다. 우리 민족 고유의 생업, 세시풍속, 의례, 놀이 등 서양인의 이국적 취향과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다양한 민속적 주제를 담아낸 그의 풍속화는 외교관, 선교사, 군인 등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을 통해 퍼져나갔다. 현재 유럽과 북미 등 전 세계 여러 박물관과 개인 소장 작품 약 1,500여 점으로 파악된다.

 

기산은 특히 1886년 고종의 초청으로 조선을 방문했던 미국의 해군 제독이자 외교관인 로버트 슈펠트의 딸 메리 슈펠트의 주문으로 부산 초량에서 여러 점의 풍속화를 제작 판매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등 부산지역과의 특별한 인연이 확인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부산박물관에서 수집한 기산 김준근의 작품 7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기산은 특히 풍속화가로 유명하지만, 그의 그림은 풍속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풍속화 범주에 속하지 않는 기산의 그림은 매우 희귀한 편인데, 이번 전시는 출품유물 중 6점이 산수도나 화조도 등 기산의 전통 회화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풍속화로는 무과(武科) 시험장의 모습을 그린 보기 드문 작품 1점이 있는데, 작품을 넣은 액자 뒷면에 “J.KESSON ABERDEEN PICTURE FRAMER”라는 상표가 붙어있어 이것이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1873~1908년 사이 액자 제작자로 활동했던존 케슨(JOHN. KESSON)이 제작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동시대 유행했던 전통 회화 양식을 따른 그림으로는 남종화풍의 산수도(南宗畵風 山水圖),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은 노안도(蘆雁圖), 화조도(花鳥圖), 벽사(辟邪)적 의미의 맹호도(猛虎圖) 등 6점의 작품이 있으며, 유연한 필치, 능숙한 수묵농담의 사용, 섬세한 채색 등 김준근의 회화적 기량을 엿볼 수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대한국(大韓國)’, ‘한국(韓國)’이라는 국호와 ‘기산(箕山)’,‘김준근(金俊根)’이라는 화가의이름을 함께 표기하고 있다. 이는 조선 후기 부산지역에서 활발하게 제작된 대일교역용 회화의 관서(款署 : 작가명, 날짜, 장소 등의 정보를 그림 화면에 기록한 것)와 동일한 양식이다. 또 대부분 대일교역용으로 인기 높은 주제라는 점에서 이 그림들은 대일 수출용 그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풍속화가’ 김준근이 아닌, 동서양 외국인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상업용 그림을 제작하여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재빠르게 부응한 적극적인 ‘수출화가’ 김준근의 모습을 새롭게 부각하였다는 점에서, 비록 그 규모는 작지만 주목할만한 전시이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기산 김준근의 희귀한 전통 회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그간 근대기 풍속화가로만 널리 알려진 기산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부산지역과의 특별한 인연이 있는 화가인 만큼 시민 여러분들이 더욱 즐겁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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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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