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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석<콩트인고야?>-이 노래방 내 노래방?: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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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석<콩트인고야?>-이 노래방 내 노래방?

10/01 이 노래방 내 노래방?

최병석 | 기사입력 2022/10/01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이 노래방 내 노래방?

10/01 이 노래방 내 노래방?

최병석 | 입력 : 2022/10/01 [01:01]

꼬로나때문에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다.

장장3년이 흐르도록 전화질만 해대었지 얼굴을 보고 손도 덥석거리며 잡아보질 못했었다.

그러다가 이젠 괘안타며 거리두기가 해제되었고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고 한다.

",회장님! 우리 얼굴 함 봐야 쓰갔소"

"그라제,시방 뭔들 걸릴게 있갔소?"

박치씨는 아주 신이 나서 노회장한테 득달같이 전화를 돌렸다.

노회장도 덩달아 신이 나서 회원들을 소집했다.

초등학교 동창들도 기꺼이 화답했다.

"불타는 금욜에 뭐한당가? 쪼께 요리로 나와보셔"

"야가..니 뭐라카노?"

동창들도 만남이 기다려지기는 매 한 가지였다.

돌아오는 금요일 저녁7시에 약속이 잡혔다.

아직까지 초등학교 부근을 지키며 장사에 여념이 없는 개순이네 돼지갈비집에서 회포를

풀기로 했다.

",개순아! 우리 친구들 한 서른댓명 금욜에 갈낀데 예약 안 해도 되는겨?"

",불타는 금욜에 어디 좋은 곳으로 가지 겨우 울집에 오는겨? 니덜이 오면 나야 좋재"

"니덜 오면 내 시원한 수제 막걸리 팍팍 쏴 줄끼다"

개순이가 웬일로 그 귀한 수제 막걸리를 푼단다.

박치씨는 갑자기 침을 꼴깍 삼켰다.

그도 그럴것이 개순이네 수제 막걸리는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새콤달콤하면서 뒤끝도

깔끔해서 조금만 늦어도 다 떨어지는 통에 맛보기가 힘이 드는 그런 막걸리였다.

게다가 박치씨는 다른 어떤 술보다 막걸리 하면 사족을 못 쓰는 형편이었다.

박치씨는 곧 다가올 동창회 모임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리저리 전화를 돌리는 중이다.

",화영아! 니두 오는거쥐?"

",안방마님 혜영아! 얼굴 보여줄거쥐?"

그러다 결국 그 날이 왔다.

박치씨는 일찌감치 서둘러 개순이네 돼지갈비집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박치씨의 시선은 가게 입구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는 개순이가 쏘기로 했던 수제 막걸리를 홀짝거리며 몸 안으로 들이기에 바빴다.

술 한잔이 문지방을 쳐다봐주는 사이에 박치씨는 헤롱거림으로 일보 전진 또 전진하기에

이르렀다.

약속시간7시가 다 되어서야 동창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기분이 좋아진 박치씨는 함박웃음으로 막걸리를 떡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외쳤다."아그덜아! 2차는 노래방이여,내가 쏠께"

분위기가 무르익어 거나해진 친구들이 노래방으로 몰렸다.

노래방 분위기는 자칭 뽕짝의 대가라고 자부하는 구룡이가 스타트를 끊었다.

나훈아씨의 <잡초>였다."아무도 찾지 않는바람부는 언덕에~"

한껏 잡초가 흩날리는 데 박치씨의 속에서 끓어오르는 효묘균들이 소식을 전해 올린다.

박치씨는 방음이 잘 되어있는 노래방 출입문을 부여잡고 있다가는 냅다 빠져 나갔다.

박치씨가 해도 너무했다.대체 막걸리를 몇 병이나 먹은건 지 모르겠다.

한동안 비데기와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를 유지했던 박치씨가 드디어 관계를 청산했다.

그리고 보란 듯이 친구들이 놀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때마침 나훈아의 <잡초>가 흘러나오는 3번방의 문을 열었다.

"어랍쇼? 당신은 누구여?"

박치씨의 친구들 중에 대머리 아저씨는 아직 없었다.

",누군데 남의 방에서 혼자 노래하고 있는거요?"

박치씨는 입구에 놓여진 마이크다리를 휘두르며 그 대머리 아저씨를 내 쫒아버렸다.

잠시후 그 대머리 아저씨가 씩씩대며 주인장과 함께 박치씨 혼자 분위기를 잡고 노래하고

있는 방문을 열어 제꼈다.

"아저씬 누구세요? 여긴 이 아저씨네 방이 맞는데.."

때마침 복도를 지나던 화영이가 고개를 쑥 내밀며 들여다보았다.

",박치야! 니 예서 모하니?"

아뿔싸! 여긴 박치씨네 방이 아녔다.

남의 방에 드가서 주인행세를 한 거다.

이 노래방이 내 노래방인 것처럼..ㅎㅎ

▲ 노래방 이 방인것 같고 저 방인것 같고 ㅎㅎ 최병석




원본 기사 보기:강원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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