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파출소 2팀장 경위 김기성)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는 수 많은 사건과 사고를 만나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고민하는 경우가 생긴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할 때 법으로 할지 경우를 가려서 할지 망설이게 되는데 공무원인 경우는 대부분 규정과 지침에 의해 방법을 결정한다.

특별히 경찰관의 경우는 더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행정기관의 경우는 법과 규정을 적용해 행정행위를 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경찰의 경우는 경찰권 발동이 필연적으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 내지는 제한하기 때문에

지역경찰이 112신고를 접하고 현장에 출동했을 때 경찰권 행사시 필요한 최소한도 범위내에서만 행사되어야 하는 “경찰 비례의 원칙”을 작 적용해야 할 것이다.

지난 1. 29일자로 송악읍을 관할 하는 중흥파출소로 전입하여 근무하면서

갖가지 다양한 신고를 접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고민할 때가 많다.

경찰에 입문한지 30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고민은 줄어들지 않는다.

경찰권 행사와 국민불편 또는 법적용에 따른 가해자와 피해자의 공감문제는 언제나 내겐 “어떡하지?”란 갈등이 수반되곤 한다.

4. 2 야간근무를 할때에 새벽 1시경 당진시 송악읍 한진리에 위치한 00 원룸에서 부부싸움을 한다는 가정폭력 신고를 접수하였다. 가정폭력 사건은 성폭력, 학원폭력과 더불어 정부에서 추진하는‘4대악 척결’의 주요시책으로 파출소장 또는 팀장이 반드시 팀원과 함께 출동해야 하는 중요 업무여서 동행 출동하여 신고현장에 임하였다. 3층에 위치한 신고자 방안에 들어서니 바닥에는 김치동이 엎어져 김칫국물과 함께 난장판이 되어 있었고 신고한 남편이 한쪽 귀퉁이에 안자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출동한 경찰관의 소속, 성명을 밝히고 신고한 이유를 묻자 자기는 화물트럭을 운전하는 기사인데 주말부부로 대전에서 사는 아내가 자신과 싸우고 밖으로 나갔는데 음주하고 차를 타고 갔으니 음주운전으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어서 처의 인적사항과 연락처(핸드폰번호)를 물어 처에게 원룸 앞으로 와달라고 요청하였고 얼마 안되어 아반테 차량을 몰고 원룸 앞에 도착하였는데 얼굴은 두려운 표정이 역력하였고 급히 도망 나오느라 잠바도 입지 않아 추위에 떨고 있었다.

부부의 양해를 얻어 가정폭력과 음주운전 위반행위 피의자 임과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고 파출소로 임의동행 하여 싸운 이유와 음주운전 이유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남편은 술이 깻는지 아내의 음주부분을 봐달라고 사정하고 아내는 그동안 남편과 있었던 굴곡진 사연을 눈물 흘리며 이야기 했다.

남편은 송악읍에서 화물트럭을 운전하는데 차량 할부금과 유류대 지불 및 평소 술을 좋아해 술값으로 지출해 월급을 타도 생활비 한푼도 주지 않아 자신이 알바를 하며 대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키우고 있어 생활이 너무 어렵고 매주 토요일오후면 자신이 김치와 마른반찬 등을 가져와 하루 자고 가는데 남편보고 정신 좀 차리라고 말하면 화를 내곤하여 살고 싶지도 않은데 자식들 교육 마치고 결혼만 하면 이혼할 거라며 음주운전 처벌받으면 몇백만원 벌금낼건데 한달에 백만원 벌어서 몇 달을 내기도 어렵고 운전을 못하면 일도 나갈 수 없으니 모든걸 끝내야 겟다며 흐느껴 울었다.

같이 출동한 팀원들에게 어떻게 처리할지 의견을 구하니 직원들도 난감해 한다. 남편이 처음부터 아내 음주운전을 단속해 달라고 했으니 이를 훈방할 경우 직무유기 책임이 있고 원칙대로 처리하자니 아내의 처지가 너무도 딱해 선뜻 결정을 못내려 한동안 고민하던중 문득 경찰 승진시험시 경찰법과목에서 “경찰권발동의 조리상 한계”에 대해 논하라고 출제 되었던 사실이 생각났고 한 가정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두 부부를 함께 안치고 내 짧은 소견이지만 60년을 살은 인생경험을 들려주며 훈방처리 하니 부부가 흐느껴울며 서로 손을 맞잡고 고맙다고 인사하며 파출소를 나섰다.

나는 앞으르도 신고처리 과정에서 참새를 잡으려고 대포를 쏘거나 모기를 잡으려고 검을 빼는 과잉행위를 범하지 않기 위해 경찰권발동과 국민침해에 대하여 상당히 고민해야 할 것 같다.